폐지됐던 이동전화 의무가입기간 "부활"

　지난 4월 이후 폐지됐던 이동전화 의무가입기간이 사업자들의 공짜단말기 판매정책으로 변질, 부활하고 있어 주목된다.

　신종 의무가입기간은 불과 1, 2개월 전만 해도 일부 유통점에서 음성적으로 도입해왔으나 이달들어 모든 사업자와 유통점들이 실질적으로 이를 공식화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신종 의무가입기간은 공짜나 저가 단말기일 경우 3개월이며 동일인명의나 패밀리가입으로 가입비를 면제받으면 6개월 이내 해지가 금지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따라 새롭게 이동전화에 가입한 사람들은 초기 가입은 쉽게 할 수 있지만 최소 3∼6개월은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기간내 해지나 요금제 변경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은 이에 대해 『의무가입기간 폐지를 악용하는 소비자와 유통점 단속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며 이를 합리화하고 있다.

　공짜 저가 단말기가 일반화한 현 시점에서 의무가입기간까지 없으면 신형단말기 확보 목적으로 잠시 가입 후 해지하는 철새가입자들은 물론 신규 가입 보조금을 노린 일부 유통업자들의 가개통과 해지도 막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정부 정책으로 의무가입기간 폐지를 공식화했으면서도 비공식적으로는 일반화하는 현 상황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특히 정부나 사업자 어느쪽에서도 의무가입기간 부활을 공식 발표하지 않은 채 이를 묵인하고 있어 소비자들만 혼란스럽다는 지적이다.

　실제 일부 소비자들은 가입시에는 의무가입기간이 없는 줄 알았다가 나중에 이를 적용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당황했다. 초기 가입시 유통점에서 의무가입기간 적용을 알려주지 않았음은 물론 이용약관 어디에도 이 내용이 명문화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혼란에도 불구하고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는 이동전화시장은 사업자 자율에 맡기며 정부는 크게 간섭하지 않을 것임을 공고히하고 있다. 다소 혼란이 있어 보이나 자연스런 현상이며 시장도 점차 안정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정부정책과 시장상황이 별개로 진행되며 실제 피해는 소비자들에게만 전가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비공식적으로 진행되는 의무가입기간을 다시 공식화하든지 정책과 따로 노는 신종의무가입기간을 없애든지 정부와 사업자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윤경기자 y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