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창간17주년> 유통부문.. 컴퓨터 유통

 97년말에 터진 IMF사태라는 반갑지않은 국가 금융위기는 전자유통업계를 급변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다. 2년이 채 안되는 동안 전자유통 환경변화는 향후 4∼5년동안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을 한꺼번에 끌어내 혼돈의 상태를 겪게 했다. 국가 경제가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올해들어 경기회복세를 보이자 전자유통업계도 다소 안정을 찾고 있기는 하지만 IMF에 따른 충격이 워낙 커 구조재편과 이를 통한 안정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천년이 시작되는 2000년은 전자유통분야의 이같은 상황의 연속에 새로운 유통채널의 등장으로 어느 때보다 혼돈과 변화의 시기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유통시장을 분야별로 조망해본다.

<편집자>

 IMF이후 PC 및 부품·주변기기 유통업체들이 현격한 매출 감소와 연쇄 부도를 경험하면서 자금력있는 회사만 살아남는 이른바 「적자생존」의 원리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현실감있게 적용됐다.

 다행히 올 하반기부터는 경제 전반에 걸쳐 경기가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PC유통업계 경기도 서서히 되살아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보통신부의 초저가 PC공급 계획으로 3·4분기 실적이 그다지 좋지는 않지만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동안 국민PC 여파로 대기했던 수요가 오는 10월 중순경이면 대단위 수요로 이어질 것이고 적어도 2000년 상반기까지 이같은 현상이 이어지지 않겠냐는 것이다.

 물론 12개 인터넷PC 공급업체들이 주로 잠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조립 PC업계도 가격경쟁력을 나름대로 확보하고 있어 PC유통업계 전체에 활황 요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이같은 정부차원의 저가 PC보급 계획에 따라 올해 최대의 히트상품으로 기록됐던 「프리PC」의 영향력도 빠른 속도로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기업들도 조립PC 업계 및 인터넷 PC에 대항해 초저가로 선회하고 있는 데다 프리PC가 「공짜」가 아닌 「할부판매」라는 인식이 소비자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같은 저가경쟁은 PC제조는 물론 유통부문에서도 고급형·보급형으로의 양극화를 재촉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형 제품을 업그레이드해 사용하거나 중고 제품을 구입해 사용하던 계층이 인텔 셀러론 433㎒급 PC를 선호하고 있고 고급기종 사용자는 펜티엄 550∼600㎒급 PC로 옮겨가고 있는 점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2000년 국내 PC유통업계에 불어닥칠 큰 변화 중 하나로 대리점 체제의 약화와 양판점의 득세를 빼놓을 수 없다. 전자랜드21이나 세진컴퓨터랜드·티존코리아 등 다양한 제품을 종합적으로 비교 평가해 구매할 수 있는 양판점이야말로 다채널 시대의 소비자 요구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인터넷을 통한 마케팅과 대기업의 맞춤PC 판매도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맞춤PC의 경우 미국의 델컴퓨터가 대대적으로 성공을 거두면서 국내 PC제조업체들도 앞다퉈 이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또 전자랜드21 인터넷쇼핑몰과 선주컴퓨터·퓨처파워코리아 등은 인터넷 상에서 맞춤PC를 주문받아 저가로 신속하게 소비자에게 공급, 무점포 업체로서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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