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의 불황과 IMF 여파로 최근 2∼3년간 사상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던 국내외 반도체 장비시장은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서서히 회복될 전망이다.
세계반도체장비 및 재료협회(SEMI)와 데이터퀘스트 그리고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 등 각종 반도체 관련단체들이 최근 발표한 시장 전망자료에 따르면 기관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국내 및 세계 반도체 장비시장은 올해를 최저점으로 본격 회복되기 시작해 오는 2000년부터 지속적인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미국의 시장전문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는 지난해 25.3%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던 세계 반도체 설비 투자가 올해부터 그 감소폭이 3.6%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 오는 2000년 이후에는 연평균 3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이 대부분의 전망기관들은 한국 반도체 장비시장이 다른 지역보다 훨씬 높은 전년대비 30∼100% 이상의 빠른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약 13억달러에 그쳤던 국내 반도체 장비시장은 소자업계의 구조조정이 완료되고 고속 메모리제품의 본격적인 양산이 예상되는 올해는 전년도의 두배 가까운 26억달러 수준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이동통신 및 정보가전 분야를 중심으로 고집적 반도체제품에 대한 수요가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응한 구리칩 및 화학·기계적연마(CMP) 그리고 300㎜ 웨이퍼 등과 같은 차세대 반도체 장비 기술들이 내년부터 본격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IMF 위기를 순조롭게 극복한 국내 주요 장비업체들은 최근의 반도체 경기의 회복과 함께 소자업체의 설비 투자 움직임이 되살아나면서 또 한번의 호황 국면을 맞고 있다.
또한 한동안 주춤했던 국산 반도체 장비의 동남아지역 수출도 올해 하반기부터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으며 수출품목도 기존의 조립장비 위주에서 화학증착(CVD)장비, 트랙, 애셔(Asher) 등 전공정 장비 분야로까지 대폭 확대되고 있어 국내 장비업체들로서는 IMF 위기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IMF기간 중 절반 수준 이하로까지 떨어졌던 반도체 장비가격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장비부품 국산화 등을 통한 제품 제조단가의 절감과 차세대 반도체공정에 대응한 고부가가치 장비개발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점이다.
더욱이 향후 국내 반도체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세트에서 부품 그리고 소재 및 장비로 이어지는 형식적인 발전과정에서 탈피해 제조장비 분야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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