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프리아이넷사는 1000만 인터넷 가입자를 확보한 미국내에서 각광받는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한국의 인트라넷 업체인 버츄얼텍의 인트라넷 그룹웨어 영문판인 「조이데스크」를 구입했다. 그런데 이 회사는 한국 제품을 구입했다는 사실을 모른다. 프리아이넷사가 제품을 처음 본 것은 버츄얼텍의 미국지사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www.Joydesk.com)이며 조이데스크라는 미국 회사의 제품을 구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의 넷월드·피자넷을 비롯해 벨기에의 이넥스, 독일의 디알레고, 홍콩의 자동계통집단유한공사 등 「조이데스크」를 구입한 외국의 ISP들도 프리아이넷사와 마찬가지로 한국 제품임을 모르고 있다.
이처럼 국적을 애써 알리지 않는 홈페이지 마케팅을 전개하는 국내 소프트웨어(SW)업체들이 최근 부쩍 늘어났다. 이런 회사는 핸디소프트(www.handysoft.com), LAS21(www.las21.com), 엑스온시스템(www.seedvr.com), 디지털인포메이션뱅크(DIB : www.dib.net), 블루엣인터내셔널(www.bluette.com), 3R소프트(www.3rsoft.com) 등 10여개사에 이르고 있다.
이들 회사의 영문 홈페이지는 co.kr 대신에 미국 냄새를 풍기는 .com이나 .net을 사용한다. URL만 놓고 보면 한국 회사인지 미국 회사인지 알 길이 없다. 가능하면 홈페이지 개설주체를 현지 지사로 내세우며, 내용에서도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Korea」와 같은 한국을 떠올릴 단어를 뺀다. 한국 업체라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이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한국산 SW에 대한 인지도가 거의 밑바닥 수준이기 때문이다. 선진국은 일본·인도 등을 제외하고 SW, 특히 기업용 SW를 만들 수 있는 아시아 국가가 없다고 본다고 한다. 한국산 SW도 후진국 제품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며 아예 한국에 이러한 제품이 있다는 사실조차 알려져 있지 않다.
해외시장 진출의 걸림돌인 이러한 오해를 극복하기 위해 SW업체들은 국적을 숨긴 영문 홈페이지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홈페이지 마케팅은 당장 대규모 수출로 이어진 사례가 아직 많지 않으나 해외시장 진출의 교두보 구실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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