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동망 운영기관인 금융결제원(원장 김영대)에 이상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34개 시중은행을 회원으로 하는 「비영리법인」인 금결원이 수익사업을 크게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그것이다. 심지어 자회사 형태로 지불결제 분야의 전문업체를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금결원 내부에서 심심찮게 흘러 나오고 있다.
인적구성, 업무처리절차 등에서 정부기관이나 다름없던 금결원이 변신을 모색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인터넷의 등장 때문이다. 금결원 내부에서도 현재의 폐쇄형 금융전산시스템에 인터넷 등 개방형 통신환경이 도입되면서 금융전용망에 의존, 앉아서 수익을 올리던 시대는 머지않아 막을 내릴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최근들어 은행권의 금융시스템이 인터넷 환경으로 전환하는 조짐을 보이고 데이콤·이니시스·한국통신 등을 중심으로 지불결제 전문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면서 위기감은 더욱 증폭됐다.
금결원 관계자는 『비영리 공공기관이기는 하지만 그동안의 금융공동망사업에만 안주해서는 앞으로 살아남기 힘들다』면서 『내부에서도 일부 부서와 임원진 사이에 결제 시스템통합(SI) 및 지불서비스 전문 자회사 설립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금결원의 신용카드조회(VAN)사업부 및 금융연구소 등 일부 부서들은 신규사업 영역을 확대·강화하면서 이같은 움직임을 가시화하고 있다.
현재 유일한 수익사업부문인 VAN사업부는 신용카드조회업무 외에도 결제시스템분야의 SI시장 진출을 추진중이다. 이같은 노력의 첫 성과물은 현대정보기술이 수주한 베트남 중앙은행의 지급결제시스템 공동구축사업. VAN사업부는 SI팀을 더욱 강화하면서 앞으로 국내외 지급결제 분야의 SI 프로젝트에 적극 뛰어들 예정이다.
금융연구소도 은행권의 공인 인증기관(CA) 및 인터넷 지불솔루션 개발을 추진하면서 수익사업 진출을 검토중이다.
전자서명 인증서비스가 상용화할 경우 당장 인터넷쇼핑·사이버금융·민원서비스 등 다양한 응용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
현재 개발이 거의 완료단계에 이른 인터넷 과금서비스를 비롯, 전자수표 등 다양한 인터넷 금융서비스를 모색중이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는 금결원의 자회사 설립, 또는 이와 유사할 정도의 수익사업 확대 움직임이 미칠 파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예상되는 대목은 막 태동하기 시작한 인터넷 금융서비스 시장이 금결원 독주체제로 재편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데이콤·한국통신을 비롯한 민간 금융서비스업체에 비해 한발 늦긴 했지만 금결원이 금융공동망 서비스의 본산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금결원의 업무특성상 앞으로 국내외 지불결제 SI시장에 영향을 미칠 잠재력도 만만찮다. 대형 SI업체들과 제휴 등을 통해 금융권 SI시장 진출을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결원 관계자는 『자체 검토결과 인터넷 금융서비스 및 금융SI 전문 자회사를 설립할 경우, 코스닥 시장에 등록한다면 최고의 주가를 보일 것이라는 계산도 나왔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같은 변신의 노력이 결국 금결원 일각의 몸부림에 지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적지않다.
무엇보다 한국은행·재경부의 후광에 힘입어 은행권 위에 군림(?)하던 공공기관의 색채를 벗기 힘들기 때문이다.
금결원 관계자는 『금융서비스 전문자회사 설립 등 신규사업 확대 문제는 내부의 조직적 반발 등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면서 『금융공동망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인터넷 등 최신 정보기술(IT) 산업의 흐름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개혁의 목소리가 아직은 내부에서 주도권을 잡기 힘겨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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