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객장 "황금알"

앞으로 인터넷을 모르면 증권투자를 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 8월말 현재 국내 대부분의 증권사(28개사)가 인터넷을 통한 증권정보 조회 및 주문처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체 활동계좌의 10% 이상이 인터넷 증권거래를 하고 있으며, 실 거래 약정대금의 약 22%(현물 기준)가 인터넷을 통해 거래되고 있다.

 인터넷 증권에 가장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세종증권의 경우 이미 전체 거래량의 70∼80%가 인터넷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같이 인터넷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증권사이트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도 전적으로 인터넷에 기초한 소위 「사이버증권사」 설립이 가능해지면서 기존 증권사, 인터넷 관련업체 등 다수가 사이버 증권시장에 참여할 채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사이버증권의 메카인 미국에서는 이미 찰스 스왑, E트레이드 등 전문 사이버 증권사들이 대성공,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가운데 크고 작은 인터넷 증권사들이 수시로 생겨나고 있으며 기존 증권사들도 사이버증권에 뛰어들고 있다.

 찰스 스왑(Charles Schwab)·E트레이드(E Trade)에 이어 워터하우스 증권(Waterhouse Securities), 다텍 온라인(Datek Online), 피델러티 인베스트먼츠(Fidelity Investments) 등 5개사가 미국에서 홈 트레이딩으로 성공한 인터넷 증권사로 꼽힌다. 이들의 매출을 합치면 전체 사이버증권 시장의 70%를 넘는다.

 세계 최대의 사이버증권사인 찰스 스왑(www.schwab.com)은 지난해 27억3600만달러의 총수익에, 3억4800만달러의 순수익을 올려 세계 최고의 사이버 수수료를 거둬들였다. 찰스 스왑은 지난 71년 위탁증권사로 출발, 현재 미국내 65개 자회사, 전세계 290개 지점을 거느린 거대 온라인 증권사로 성장했다. 고객 계좌수는 550만개, 하루 평균 온라인 거래량도 13만8000건에 이른다. 최근 10개월동안 불어난 자산이 설립후 20년을 합친 것보다 많을 만큼 인터넷 증권의 괴력을 실감하고 있다.

 찰스 스왑의 영업전략은 인터넷의 장점을 살려 비용은 적게 들이는 한편 정보서비스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수료는 평균 16달러로 사이버증권사치고는 조금 비싼 편이지만 무조건적인 가격할인보다 콘텐츠와 서비스의 질로 승부하고 있다. 찰스 스왑의 뒤를 잇고 있는 E트레이드(www.etrade.com)는 지난해 총수익 2억4528만달러, 순수익 71만2000달러를 기록했다. 고객 계좌수는 지난해말 67만6000개로 마감했다. 최근 인터넷 은행 텔레뱅크 파이낸셜을 인수하고 원스톱 금융쇼핑이 가능한 종합 온라인 금융시스템을 구축했다.

 E트레이드의 특징은 다양한 고객지원에 있다. 주식정보를 비롯해 뉴스 속보, 그래프와 리서치 자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투자자들에게 혜택을 돌려주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 회사의 주식거래 시스템은 후발업체들보다 오히려 뒤지고 있으나 네티즌들을 사로잡는 다양한 정보와 고객서비스 면에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최우수 온라인 증권회사로 손꼽히고 있다.

 이밖에 워터하우스 증권은 수수료가 가장 저렴하다는 게 경쟁력이며, 다텍은 야후나 아마존처럼 나스닥 총 거래량의 10%를 차지하는 초단기 투기성 거래를 주도하고 있다.

또 미국 최고의 뮤추얼 펀드회사인 피델러티 인베스트먼츠는 인터넷, 무선통신, 일반 전화 등 다양한 채널을 이용한 서비스가 돋보인다. 이 회사는 계좌조회와 거래가 가능한 음성인식 서비스라든가, 스리콤의 팜파일럿을 이용한 양방향 무선서비스 등도 가장 먼저 선보였다.

 한편 신흥 온라인 증권사에 시장을 잠식당한 기존의 거대 증권사들도 속속 홈 트레이딩 서비스를 선언하고 나섰다. 메릴린치가 최근 거래 수수료를 파격적으로 할인하는 인터넷 주식 중개사업을 시작한데 이어 페인 웨버가 온라인 트레이딩을 선언했고 모건 스탠리, 프루덴셜 등 미국내 대형 증권업체들도 곧 사이버증권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사이버 증권사들이 일대 약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사이버 증권시장도 기존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증권 관련 사이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사이트인 한국증권전산의 korea-stock(www.korea-stock.com)은 무료 및 유료 증권정보의 조회, 인터넷을 통한 증권거래(홈 트레이딩), 풍부한 증권관련 추천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은 가장 빠른 시장정보가 제공된다는 점과 증권회사의 계좌를 개설하지 않은 고객의 경우에도 비교적 많은 양의 무상 정보를 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홈트레이딩의 경우 세종증권을 비롯해 하나, 일은, 한진투자, 신한, 대유리젠트, 한양, 대유증권이 증권전산 시스템을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증권회사가 자체적으로 개발, 운영하고 있는 사이트들은 기본 기능에서는 모두 비슷하지만 제공 정보의 양적 측면과 수준, 접속 경로의 다양성 등의 관점에서 볼 때 대신증권과 LG증권이 앞서고 있다.

 대신증권(www.daishin.co.kr)은 다양한 분석정보를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긴 하지만 자체 고객 중 예탁금액이 일정 수준 이상인 경우에만 홈 트레이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증권(www.lgsec.co.kr)의 장점은 다양한 인터넷 접속경로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원연기자 y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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