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인쇄회로기판(PCB) 도금 공법으로 부각되고 있는 역진동도금(Reverse Pulse Plating)공법이 국내 주요 PCB업체로 급속히 확산될 전망이다.
최근 통신시스템용 다층인쇄회로기판(MLB)과 램버스 D램용 모듈기판을 제작하는 PCB업체들이 직류도금공법에서 발생하는 PCB불량을 해결하기 위해 역진동도금공법 도입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PCB의 기판 홀 구경이 갈수록 작아지고 고다층화되는 추세에서 현재 국내 주요 PCB업체들이 활용하는 직류도금공법으로 MLB를 가공할 경우 회로패턴과 홀 사이에 도금두께 편차가 생기면서 도금시간도 오래 걸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반면에 『역진동도금공법을 적용할 경우 양질의 PCB를 빠른 시간 안에 제작할 수 있어 생산성 향상 효과도 거둘수 있다』는 것이 역진동도금용 정류기업체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역진동도금공법이 기존 직류도금공법에 비해 장점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 그동안 국내 주요 PCB업체들은 이 공법 도입에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기존 직류도금시스템을 역진동도금시스템으로 교체하기 위해서는 설비 라인업을 다시 조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기는데다 시스템 구축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역진동도금용 정류기업체의 한 관계자는 『현재 역진동도금용 정류기 가격은 대당 약 2만달러 정도에 달하고 있다』면서 『국내 5대 PCB업체의 생산규모로 미뤄 볼 때 역진동도금설비를 풀세트로 구축할 경우 업체당 30∼4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도금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교체했을 경우 소기의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 우려한 국내 PCB업체들이 역진동도금설비의 구입을 꺼려왔던 것이다. 즉 설비업체의 말만 듣고 고가의 장비를 도입했는데 당초 기대했던 PCB 도금 생산성 향상 효과가 나타나지 못하면 낭패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까닭으로 대덕전자·삼성전기·LG전자·이수전자·심텍 등 국내 주요 PCB업체들은 서로 눈치를 보면서 역진동도금설비 구축을 주저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PCB업체들이 경쟁사의 눈치를 볼 여유가 없어지면서 역진동도금설비를 도입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통신시스템용 고다층 인쇄회로기판을 구매하는 해외 주요 바이어들이 더욱 높은 임피던스값을 요구하고 인텔이 램버스 D램을 본격 적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역진동도금시스템 설치는 더이상 미룰수 없는 현안으로 대두된 것이다.
국내 PCB업체로는 처음으로 역진동도금용 정류기 6대를 구입한 대덕전자를 비롯해 LG전자·삼성전기·이수전자등은 그동안 책상 서랍속에 넣어뒀던 역진동도금설비 구축 계획안을 다시 끄집어내 재검토에 착수했다. 이들 업체 중 1∼2개 업체는 올해 안에 10여세트를 구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설비를 공급하는 정류기업체의 한 관계자는 『PCB업체들이 역진동도금설비 구축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올해 안에 역진동도금용 정류기가 최소 30여세트 정도는 국내 PCB업계에 공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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