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산 중대형컴퓨터에 일부 핵심부품을 교체하면서 원래 제품이 변질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외국계 중대형컴퓨터 업체들이 국내에 공급하는 유닉스서버와 PC서버 기종 등에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메모리·전원공급장치 등 일부 핵심부품을 임의로 변경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유닉스서버와 PC서버의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일부 대리점(채널)이 마진확보를 위해 취하는 자구책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이같은 변질된 오리지널 외산제품을 구입한 고객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컴퓨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산 오리지널 완제품의 경우 가격이 너무 비싸 일부 외국계 중대형컴퓨터 채널들이 가격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내에서 직접 핵심부품을 조달하는 방식을 취한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업체들의 본사와 직접 신용장을 개설하는 채널들은 케이스와 중앙처리장치(CPU), 주기판 등만 수입하고 HDD·전원공급장치 등 주변기기 제품들을 국내에서 싼 가격에 구매, 시스템을 새롭게 구성해 공급하는 사례가 일반화하고 있는 추세다.
유닉스서버의 경우 오리지널 제품과 부품 교체로 변형된 기종과의 가격차이가 상대적으로 커 채널들이 더욱 선호하는 상황이다. 이같은 현상과 관련, 관계자들은 일부 외국계 중대형컴퓨터업체들이 자사 제품의 판매확대를 위해 채널들이 정품이 아닌 부품을 사용하는 사실을 알고도 묵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한다.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일부 채널의 무분별한 부품교체로 인해 테스트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시스템 안정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며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6월 발생한 서울시 사무자동화시스템 장애발생건. 이는 서울시 사무자동화시스템의 주전산기로 사용된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유닉스서버시스템에 장애가 생겼는데 시스템 증설과정에서 선의 정품이 아닌 HDD를 공급하면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올초 C사가 서울대병원 등에 공급한 컴팩의 PC서버 「프로라이언트 시리즈」에도 시스템이 다운되는 현상이 발생하는 등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했다.
정품이 아닌 부품을 사용해 시스템 장애가 발생할 경우 대두되는 문제는 애프터서비스(AS). 일반적으로 정품 대신 타사의 부품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시스템제조업체는 AS를 제공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시스템을 공급한 채널이 부도가 나면 AS문제가 현안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컴퓨터업계 전문가들은 『마진확보를 위해 업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핵심부품 교체를 통해 불안정한 시스템을 공급하는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민기자 ym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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