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콘덴서 공급부족 "비상"

 국내 부품 및 가전시장에 전해콘덴서 공급부족 사태가 벌어질 전망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등 세트업체들의 전해콘덴서 수요량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삼영전자·삼화전기·삼성전기 등 부품업체들의 국내 공급물량은 크게 부족, 오는 4·4분기경이면 전해콘덴서 공급파동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해콘덴서 분야의 공급파동 사태는 일차적으로 IMF터널을 벗어나며 가전업체들이 대대적으로 세트 생산량을 늘리는 데 따른 현상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들어 전세계적으로 갑자기 세트경기가 호황에 접어들어 국내 세트업체들의 생산이 늘고 있다』며 『특히 일본업체들이 VCR·CD롬 등의 생산을 줄이고 디지털 분야로 진출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국내업체들이 이를 떠맡아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대만·중국 업체들로부터 값싼 전해콘덴서를 공급받았던 일부 세트업체의 경우 세트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국내의 고급 전해콘덴서를 채용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하는 것도 이같은 공급파동으로 연결됐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세트업체들의 전해콘덴서 수요가 크게 느는 반면 부품업체들의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부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세트경기가 갑자기 호황에 접어들어 부품업체들이 이에 대처할만한 시간을 갖지 못했다』며 『국내 세트업체들은 현재 전해콘덴서 국내 공급물량의 20%가 넘는 수요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지난해 IMF 관리체제의 영향으로 부품업체들이 생산량을 크게 줄여 재고가 없다는 것도 전해콘덴서 공급파동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S업체의 관계자는 『지난해 전해콘덴서 업체들의 공장가동률이 거의 70%를 넘지 못해 재고를 쌓아둘 틈이 없었다』며 『이 때문에 더욱 상황이 어려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올 전반기 삼성전기가 전해콘덴서 생산설비를 중국 천진으로 모두 이전, 국내 공급이 원활치 않은 것도 전해콘덴서 공급파동을 불러 온 또 하나의 원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해콘덴서 공급파동이 예상됨에 따라 국내 전해콘덴서 업체들은 제품의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대책마련에 나섰다. 생산설비를 3교대로 풀가동하는 한편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국내 공급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한 작업에 나선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다』며 『급한 불을 끄기 위해 IMF 기간동안 정리했던 생산직 인력들을 불러모으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일주기자 forextr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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