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전센터" 난립 우려

 정부 부처가 대학 및 출연연구기관 등에서 개발한 신기술을 민간기업에 이전, 상용화를 촉진한다는 명분 아래 기술이전 전담기구를 잇달아 설치 또는 신설할 예정으로 있어 업무중복 및 예산낭비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9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과학기술부·정보통신부·산업자원부 등은 최근 부처별로 출연연구기관 등 연구계의 개발기술 이전을 촉진하는 관련법을 앞다퉈 제정,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한 물밑작업과 함께 개별적으로 기술이전 전담기구 마련을 적극 추진중이다.

 특히 현재 각 부처가 설치를 추진중인 기술이전 전담기구의 성격이나 역할이 유사한데도 별도의 독립적인 기구 설립을 위해 독자적인 법 근거 마련에 나서 연구종사자들은 물론 기업들에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부처별로 새로 신설될 기술이전 추진기관 간에는 물론 이미 연구성과물의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중기청, 전자통신연구원(ETRI), 생산기술연구원, 과기원 신기술창업지원단, 각 지자체 중소기업 지원전담기구와도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이미 「기술이전 및 실용화 촉진에 관한 법률」안을 마련, 입법예고를 준비중인 과기부의 경우 법률안에 「신기술실용화사업단」의 설치 근거를 마련, 이번 정기국회에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과기부안에 따르면 신기술실용화사업단은 기술이전 및 실용화사업을 위해 각 연구기관에 기술이전 전담조직을 마련, 이들 조직에 대한 사업비 지원과 공공연구기관의 특허료 및 수수료 감면 등의 혜택을 통해 기술실용화를 추진하도록 하고 있다.

 산자부도 과기부에 맞서 뒤늦게 독자적인 법률안 마련에 착수, 가칭 「기술이전촉진법」 제정을 위한 자체 세미나를 가진 데 이어 최근 이 법률안에 산업기술정보원을 국가기술이전센터로 확대 개편하는 안을 포함시켰다. 산자부는 특히 국가기술이전센터에 기술투자 유치 방안과 기술이전 정책심의회를 별도로 구성·운영하도록 하고 한국기술평가원을 신설해 이전 기술에 대한 상업화 가능성과 기술에 대한 평가시스템을 만든다는 방안을 세워두고 있다. 그러나 한국기술평가원과 유사한 기능을 가진 한국과학기술평가원이 이미 과기부 산하에 설치돼 있다.

 정통부는 정보통신연구진흥원 부설기관으로 「정보통신기술이전센터」를 설립, 기술이전 중개알선, 기술에 대한 사업성 평가, 사이버시장 운영, 테크노마트 개최, 상용화지원 사업에 나선다는 방침 아래 이달중 설립을 목표로 서울 강남에 수십억원이 소요되는 정보통신기술이전센터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부는 특히 ETRI가 기술이전 전담팀을 설치해 운영중인데도 정보통신 연구개발비 잔액으로 별도의 기술이전센터 설립을 추진중이다. 정통부는 향후 이 기술이전센터 운영자금으로 연구비의 일부를 전용할 것으로 알려져 정보통신업계와 연구계로부터 예산낭비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 출연연과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 각 부처의 중구난방식 추진계획이 기술이전 수요자인 기업들조차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를 정도로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기술이전 기구가 많아지는 것이 반드시 연구원들의 기술상업화가 많아진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며 『연구성과 이전이 연구자와 기업간 긴밀한 협조로 이루어져야 하는데도 각 부처가 추진중인 기술이전기구는 행정조직으로서 역할만 강조돼 기구설치로 실질적인 기술이전이 늘어나게 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각 부처 관계자들은 『설치를 추진중인 기술이전 전담기구는 부처별로 기술이전 과제가 다르기 때문에 중복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 관련, 유사법률안을 각각 추진중인 과기부와 산자부는 지난달 당정협의를 갖고 (가칭)「기술이전 및 실용화촉진법(안)」을 공동여당 의원입법 형태로 이번 정기국회에 상정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결과가 주목된다.

 과학기술계의 한 관계자는 『국민의 정부 들어서도 여전히 부처간 주도권 싸움이 여실히 나타나면서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법률안 제정이라는 행정적인 절차보다는 실질적으로 출연연의 연구개발성과가 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 신속하게 이전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대전=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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