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세금을 가장 많이 낸 사람들의 명단이 발표되면 우리는 그 사람들에게 한마디씩 던졌다. 『도둑놈들』. 이 땅에서 부의 축적은 그만큼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야 했다. 『무슨 사업을 했길래』가 아니라 『뭔 짓을 했길래』로 의례적으로 깎아내린다.
이제는 생각을 좀 바꿔보자. 진짜 도둑은 오히려 명단에 있어야 할 자리에 없는, 이름이 오르지 못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처음에 도둑으로 누명을 썼던 사람들은 성실한 납세자로 그리고 건강한 기업시민으로 칭찬할 수 있지 않을까.
이번 기획은 다국적기업에 대한 막연한 편견에서 벗어나 성실한 기업시민에겐 대접을 해주자는 의도다. 물론 부의 축적과정이 공정해야 한다는 것은 필수 전제다.
한국IBM을 집중 취재대상으로 선택한 이유는 두가지.
하나는 가장 먼저 국내에 진출해 손가락질을 가장 많이 받았다는 상징성이고, 두번째는 그렇지만 보다 건전한 기업활동과 성실 납세자로서의 소임을 다한 건강기업시민의 흔적이 상대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찍어서 면죄부를 주자는 것이 아니다. 나아가서는 모든 다국적기업들에게 계속 성실한 기업시민의 소임을 다해달라는 한국인들의 주문인 것이다.
<김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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