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발생한 대만 사상 최악의 정전사태가 반도체 공장이 밀집돼 있는 신주 단지 지역에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D램 반도체 현물시장 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이달 중순부터는 계절적으로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7월 한달간 가파른 오름세를 탔던 D램 가격의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이번 대만의 정전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신주 단지는 대만 반도체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메이저급 반도체업체들과의 합작이나 협력관계를 가진 업체의 반도체 공장이 밀집돼 있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현물시장은 물론이고 계약 물량 공급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미쓰비시와 대만의 유맥스사의 합작사인 파워칩사는 생산량 대부분을 미쓰비시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하고 있고 윈본드사는 도시바사에 OEM형태로 16M, 64MD램을 공급하고 있다.
일본 후지쯔사에 D램 제품을 파운드리 공급하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파운드리업체인 대만의 TSMC사의 D램 공장도 이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또 대만 모젤바이텔릭사와 독일의 인피니언(구 지멘스)의 합작사인 프로모스사도 신주 공단 지역에서 D램을 생산하고 있다.
반도체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대만의 정전사태로 세계 반도체 현물시장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세계 D램 시장에서 대만업체들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대략 8% 수준. 그러나 일본 등 외국업체에 OEM 또는 파운드리 형태로 공급하는 물량까지 포함할 경우, 점유율은 약 13∼14%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반도체 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상황을 종합, 판단해볼 때 이번 정전사태가 8월 한달간 약 20% 이상의 생산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만업체 자체 브랜드 제품 대부분이 현물시장에 공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물시장 공급량이 상당부분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또한 일본업체들에게 공급되는 OEM 또는 파운드리 물량이 축소되는 규모까지 포함하면 정전 사태로 인한 공급량 축소의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국내 반도체 시장조사기관인 세미피아컨설팅그룹의 김대욱 사장은 『반도체 시장이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 외국 반도체업체의 64MD램 불량 발생설, 일부 업체의 물량 조절 등으로 약 한달 사이 64MD램 가격이 평균 2달러 이상 올랐다』며 『이번 대만의 정전사태로 인한 생산차질이 겹칠 경우, 반도체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오를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전망했다.
<최승철기자 sc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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