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킬러 애플리케이션 (31);디지털 전략 (4)

타임 프레임

 전통적 전략 작업을 위한 타임 프레임은 실제로 3년에서 5년간이다. 비록 이 범위의 최고점에도 만족하는 조직을 찾기가 점차 어려워짐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그렇다. 3년도 길다고 한다. 무어의 법칙과 매카프의 법칙에 힘입어 킬러앱은 상업거래의 혈류속으로 신속하게 진입하고 있고 또한 2년도 안돼 임계질량, 다시 말해 매카프 곡선의 굴곡점에 달한 경우도 많다.

 교육, 광고, 정부, 제약, 소비자 상품, 소매 및 도매 등 다양한 업계의 임원들은 상품, 채널, 고객에 대한 자신들의 기본적인 가정들은 향후 2년 이내에 디지털 기술로 인해 완전히 변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비록 그들이 그 방법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한번에 그치지는 않았다.

 예를 들어 전자상거래는 2년전만 해도 누군가의 전략적인 계획의 한 부분이 아니었다.(마이크로소프트조차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미 거의 모든 업계에서 하나의 세력이 됐다. 네트워크 업계의 거인인 시스코 시스템스는 신용조사, 생산일정잡기, 고객지원 및 여타 기능들을 벌써 웹으로 옮겨놓았다. 이 회사는 첫해에만 5억3500만 달러의 비용 절감을 이룩했다고 주장했다.

 이 새로운 기획의 범위는 이제 12에서 18개월쪽에 훨씬 더 가깝다. 그리고 무어의 법칙이 그 기하급수적 여행을 계속할수록 이 같은 범위는 점차 사라질 것이다. 이러한 가속화는 대응할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분석이나 세부적인 기획작업을 위한 시간이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함께 작업했던 매니저와 임원, 사업가들은 점차적으로 전략을 완벽하게 생각해내기 이전에, 혹은 상세한 비즈니스 사례를 개발하기 훨씬 이전에 전략을 도입하는 가능성을 용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는 기회의 창이 점차 축소되고 있는 것이 한 원인이다. 나아가 새로운 기술 그 자체로 인해 훨씬 저렴하게 실험할 수 있게 됐다.

 플레이보이 엔터프라이즈의 크리스티 헤프너 CEO는 그녀 본인은 플레이보이가 자사의 콘텐츠를 전자적으로 보급하는 것을 실험할 때가 됐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감지했을 뿐」이라고 우리에게 설명했다. 플레이보이 상표는 너무나 귀중한 것이어서 AOL이나 컴퓨서브와 같은 상용 온라인 서비스에 통제권을 양도할 수 없다는 사실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비록 이들 서비스가 월등한 기술적 지식과 확고한 고객기반을 갖추고 있었을지라도 어쩔 수 없었다. 따라서 플레이보이지는 자체적인 사진 저장작업을 시작했다. 우선은 아직 입증되지 않은 월드와이드웹에 디지털 사진을 무료 제공했다. 여기에 드는 제조 및 유통비용은 전무했다. 헤프너는 무언가 흥미로운 것이 진척될 것이라는 육감이 있었다.

 그 육감은 맞았다. 이 사이트는 1996년 일일 방문객 5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성공을 거두어 플레이보이는 곧 이어 이 실험을 하는 데 드는 모든 비용을 상쇄하기에 충분할 만큼 광고를 유치할 수 있었다. 이 사이트는 웹 기술이 진화함에 따라 기능들을 추가하거나 삭제하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설계를 다시 했다. 플레이보이는 이제 구독자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헤프너는 당초 가입자들의 익명성을 보장하는 기술이 활용 가능할 때까지는 이러한 구독자기반 서비스를 회피해왔다. 헤프너는 이제 새로운 「워터마킹(watermarking)」 기술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불법 재유통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신속한 실행을 위한 기획은 전통적 기획의 모양과 거리가 멀어지기 시작했다. 오히려 일련의 소규모 실험의 설계쪽을 훨씬 더 닮아가고 있다.

 오늘날 가상공간에서 운영하는 기업의 경우 기획은 사라지고 있다. 또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넘치고 제기되며 채택 또는 거부되는 열정적인 아이디어의 시장, 그리고 기존의 프로젝트의 지속적인 변경 작업이 기획을 대체하고 있다. 이러한 압축된 타임프레임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디지털 기술임을 재차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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