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그래픽(CG) 기술의 급성장과 함께 방송·광고·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 특수효과(SFX: Special Effects)기술이 속속 도입되면서 과거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디지털 영상이 현실로 재현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할리우드를 비롯한 전세계 영화계 모두가 SFX기술을 빼고는 마치 영화를 만들 수 없다는 듯 전쟁 영화·액션 영화·모험 영화에 이어 코미디물의 제작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특수효과 기술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이같은 경향은 그동안 웃음의 소재를 찾는 데 한계를 느껴왔던 영화 제작자들이 코미디 영화의 소재 및 표현의 다양화를 위해 SFX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공상과학(SF: Science Fiction)코미디라는 새 장르가 생겨난 데서도 잘 나타난다.
올 여름 할리우드와 그에 대항하는 유럽 영화계의 유로우드(Eurowood)를 뒤흔들고 있는 화제의 영화도 바로 SF블록버스터 코미디인 「오스틴 파워」와 「아스테릭스」.
두 영화는 각각 할리우드에서 「스타워즈 에피소드Ⅰ」의 흥행성적을 꺾었다는 것과 개봉 8주만에 프랑스 관객 1000만명 돌파 및 유럽 전역 흥행 순위 1위 등의 진기록을 낳으면서 양대 영화계를 들쑤셔 놓고 있다.
그러나 이들 영화는 여타 SF영화처럼 화려하거나 거창하지는 않다. 오히려 코미디 특성상 단순한 줄거리 구성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오스틴 파워」는 「모조(Mojo)」라는 남성의 성(性)적 힘의 원천을 가진 주인공 오스틴이 악당으로부터 지구를 구하고 빼앗긴 모조도 되찾는다는 얘기며, 「아스테릭스」는 로마시대 독재자 줄리어스 시저로부터 자신의 마을을 구해내기 위해 마을 청년 아스테릭스와 오블릭스가 마법의 약을 먹고 벌이는 엉뚱한 행동들을 줄거리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영화는 각자의 문화적 특성에 맞는 독특한 웃음의 소재를 발굴해 개성이 강한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그들만의 비속어와 은어, 그리고 상상 속에만 머물렀던 화면들을 첨단기술로 재탄생시키면서 포복절도하는 웃음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미래 도시나 우주 전쟁 같은 그야말로 공상과학적인 식상한 소재보다 오히려 어린시절 상상 속에 있을 법한 얘기를 기술로 포장해 현실화시키는 데서 관객들이 큰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며 『우리 관객들에게도 같은 수위의 재미를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국내에도 이같은 SF코미디물의 등장은 머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오스틴 파워」 7월24일 개봉, 「아스테릭스」 7월31일 개봉예정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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