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가 개발부서를 비롯해 마케팅·구매·제조·물류부서 등을 한데 묶은 통합개발팀의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MF사태 이후로 가전제품의 가격이 평균 30% 이상 하락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기존의 상품기획·개발·생산으로 이어지는 신제품 개발체제로는 빠르게 변하는 제품 수명주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아래 업무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제품개발 유관부서를 통합, 운영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최근 9팀 200여명이 입주해 2∼3개월간 장기숙식을 하면서 신상품 기획 및 개발을 추진하는 「상품개발지원(VIP)센터」를 설립, 모니터 신제품을 개발한 데 이어 에어컨·냉장고·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TV·전자레인지 등의 개발에 착수했다.
삼성전자는 VIP센터를 통해 모니터 신제품(씽크마스터)을 개발하면서 기존 개발팀에 비해 재료비 29%, 부품수 20%를 줄인 데다 개발기간도 4∼5개월에서 3개월로 30% 이상 단축시킴으로써 이익률을 12.6%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대표 구자홍)도 사업부별로 히트상품을 개발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오디오 사업부 관계자들이 모여 카세트와 인터넷 음악파일재생기를 결합한 신제품인 「MP프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LG전자는 제품 원가를 낮추고 개발기간을 단축하며 경쟁력있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디지털TV를 비롯한 신제품 개발에 유관부서 관계자들을 끌어모아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는 등 통합개발팀의 운영을 늘릴 계획이다.
대우전자(대표 양재열)도 빅딜파동과는 상관없이 개발부문에 대해서는 지난해 도입한 PM제도를 지속적으로 가동시키고 있다.
PM제도는 연구·개발조직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전문가가 필요한 인력을 부서에 상관없이 모집하고 프로젝트별로 모든 권한과 책임을 갖는 PM(Project Manager)을 중심으로 그 산하에 제품기획, 설계, 제조, 생산 등 각 기능별 전문조직을 갖춰 연구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디지털TV·TMA 등 첨단제품은 물론 TV·VCR·냉장고 등 각 제품별로 200여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가전업계는 부품공급업체 등 외부 협력업체를 신제품 개발에 동참시키는 등 통합개발팀의 수나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통합개발팀의 운영은 새로운 개발패턴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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