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증권의 메카는 미국이다. 뉴욕 월스트리트와 샌프란시스코의 소마(Southmarket) 거리, 그리고 실리콘밸리에는 오늘도 크고 작은 인터넷 증권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C넷에 의하면 올 상반기 미국 사이버증권업계의 매출은 지난해 4·4 분기보다 무려 47%나 늘어났다. 하루 평균 온라인 거래량은 50만 건을 넘는다.
올해 말까지는 미국인 투자자의 40%가 1개 이상의 온라인 계좌를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홈 트레이딩으로 가장 많은 돈을 번 업체는 어디일까. 미국의 톱5 인터넷 증권사는 찰스 스왑(Charles Schwab), E트레이드(E×Trade), 워터하우스 증권(Waterhouse Securities), 다텍 온라인(Datek Online), 그리고 피델러티 인베스트먼츠(Fidelity Investments)다. 이들의 매출을 합치면 전체 사이버증권 시장의 71%를 차지한다.
찰스 스왑의 지난해 총수입은 27억3600만달러, 순수익은 3억4850만달러로 세계 최고의 사이버 수수료를 거둬들였다. 이 회사는 지난 71년 위탁증권사로 출발해 오늘날 미국 내 65개 자회사, 전세계 290개 지점을 거느린 온라인 증권사로 성장했다.
고객계좌수 550만개, 예탁금 4910억달러, 하루 평균 온라인 거래량은 13만8000건에 이른다.
최근 8개월 동안 불어난 자산이 설립 후 20년을 합친 것과 같았을 만큼 성장속도가 무서운 업체다.
찰스 스왑의 영업전략은 점포규모의 최소화. 직원 2∼3명 수준의 개인사무실을 포함해 초미니 점포들로 망을 구성했다. 수수료는 평균 16달러로 사이버증권사 치고는 조금 비싼 편. 무조건적인 가격할인보다 콘텐츠와 서비스로 승부하고 있다.
2위 업체인 E트레이드는 98년 총수익 2억4528만달러, 순수익은 71만2000달러를 기록했다.
고객계좌수는 지난해 말 67만6000개로 마감했다. 최근 인터넷 은행 텔레뱅크 파이낸셜을 인수하고 원스톱 금융쇼핑이 가능한 종합온라인 금융시스템을 구축했다.
E트레이드의 특징은 다양한 고객지원이다. 주식정보, 뉴스속보, 그래프와 리서치자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투자자들에게 혜택을 돌려준다.
지난 주에는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2건의 주식을 거래하면 한 건을 무료로 처리해 주는 사은행사를 벌였다. 사실 E트레이드의 주식거래 시스템은 후발업체들보다 오히려 뒤지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웹사이트 성능 모니터링 업체인 샌 마테오사가 온라인 거래에 소요되는 시간을 벤치마크한 결과 드레퍼스사가 평균 7.68초로 가장 빨랐던 반면 E트레이드는 유저 로그 인에서 주문까지 38.35초나 걸려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위있는 온라인 금융업무 조사기관인 고메즈는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E트레이드를 최우수 온라인 증권회사로 선정했다.
속도도 느리고 이용방법도 쉬운 편이 아니지만 E트레이드의 웹사이트는 네티즌들을 사로잡는 다양한 정보와 고객서비스 면에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워터하우스 증권은 12달러의 최저가 수수료가 강점이고, 다텍은 야후나 아마존처럼 나스닥 총 거래량의 10%를 차지하는 초단기 투기성 거래를 주도하고 있다.
또 미국 제1위 뮤추얼 펀드회사인 피델러티 인베스트먼츠는 인터넷, 무선통신, 일반 전화 등 다양한 채널을 이용한 서비스에서 앞서가고 있다.
피델러티는 계좌조회와 거래가 가능한 음성인식 서비스라든가 스리콤의 팜파일럿을 이용한 양방향 무선서비스 등도 가장 먼저 선보였다. 「원하는 곳이면 어디서나 주식거래가 가능한 사이버증권사」가 이 회사의 슬로건이다.
한편 신흥 온라인 증권사에 시장을 잠식당해온 기존의 거대 증권사들도 속속 홈 트레이딩 서비스를 선언하고 나섰다.
메릴린치가 이번 달부터 거래 수수료를 파격적으로 할인하는 인터넷 주식중개사업을 시작한 것이 그 신호탄이다.
메릴린치의 수수료는 29.95달러로 찰스 스왑이나 E트레이드보다 비싸다. 하지만 1500달러를 내면 1년 동안 온라인 주식거래는 물론이고 뮤추얼펀드, 포트폴리오 리뷰, 전문가 상담 등 다양한 서비스를 무제한 받을 수 있는 「One fee, total access」 프로그램을 가동할 것이라고 발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밖에 페인 웨버가 온라인 트레이딩을 선언했고 모건 스탠리, 프루덴셜 등 미국내 대형 증권업체들도 곧 사이버 증권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는 인터넷을 모르면 증권투자를 할 수 없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보인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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