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전자화폐" 문제 많다

 한국은행과 금융결제원이 금융권 공동사업으로 올해 말 시범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인 한국형 전자화폐(KEP)에 대한 문제점이 속속 노출되고 있다. 특히 기존 제품과의 호환 등 실용화 측면과 기술안정성에 문제가 발견돼 향후 상용화에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29일 금융·정보통신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결원은 KEP사업 연말 시범서비스에만 총 3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 접촉식·비접촉식(RF) 기능을 통합한 콤비카드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인데 이는 2002년까지만 사용 가능한 한시적인 전자화폐로 전락할 공산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KEP 시범사업 논의에 참가해 왔던 금융권 관계자는 『KEP는 국내 독자적인 128비트 「SEED」 대칭키 암호 알고리듬을 채택하는 대신 공개키 암호 알고리듬을 수용할 수 없어 국제 표준규격인 「EMV」 등과의 호환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오는 2002년부터 세계적으로 IC카드 환경이 열리게 되면 결국 KEP는 폐기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당초 수십억원대의 수준에서 무려 300억원으로 예산이 크게 늘어난 것은 KEP가 채택키로 한 RF 기술규격이 현재 국내 교통카드 등에 사용중인 「ISO 14443A」와 다른 「ISO 14443B」 RF칩을 상호 연계하기 위한 호환단말기 구축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결원 관계자는 『콤비카드의 RF타입을 ISO 14443A로 할 것인지 ISO 14443B로 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어쨌든 연말까지 국산 상용제품이 나오면 이를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삼성전자의 ISO 14443B 타입 콤비카드만이 비록 시제품 형태지만 유일한 국산제품으로 출시돼 채택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업계는 특히 KEP가 채용키로 한 ISO 14443B 타입 콤비칩의 기술적인 안정성과 관련해 칩운용체계(COS)인 「KCOS」를 콤비칩 시제품에 구동시켜 신뢰성을 시험해 보는 공개테스트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 이같은 공개테스트 없이 제조사 측의 테스트 결과만을 토대로 KEP 상용화를 추진할 경우 올해 말까지 시범서비스의 안정성 여부가 미지수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KEP 1차 시범사업기관인 18개 금융기관의 대다수 관계자들은 『이미 교통카드 등의 상용서비스가 실시되고 있는 만큼 이와 호환이 가능하고 암호문제 면에서도 국제규격을 수용할 수 있는 제품 개발과 서비스를 갖춘 사업이 추진돼야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경묵기자 kmkim@etnews.co.kr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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