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 "딴죽걸기" 구태 여전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 등 관련부처와 끊임없이 정책대립을 해온 산업자원부가 새정부 들어서도 구태를 벗지 못한 채 여전히 「전형적인 부처 이기주의」를 재연해 비난을 받고 있다.

 정덕구 산자부 장관은 최근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난데없이 과기부가 이미 법안을 마련, 이달 말 입법예고를 앞두고 있는 「기술이전 및 실용화 촉진에 관한 법률(안)」을 제쳐두고 『국내 첨단산업 관련 대학과 연구소에서 창안되는 신기술들이 산업계에 효율적으로 이전될 수 있도록 「기술이전촉진법」(가칭)을 제정키로 했다』고 밝혀 법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과기부는 물론 과기부의 법안 마련과정에서 비공식 당정협의를 진행해온 여당측을 당혹하게 만들고 있다.

 과기부의 고위 관계자는 『입법 추진은 어느 곳에서도 할 수 있지만 과기부가 이미 법안을 마련해 의견통보를 요청한 것에 대해서는 한달이 다 되도록 답변을 하지 않고 입법취지가 같은 법안을 별도로 입안하겠다는 발상은 과거 정부에서 해온 구태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비난했다.

 이에 대해 산자부 민영욱 산업정책과장은 『과기부가 마련한 법안과 산자부가 입법을 추진하는 법안은 입법취지가 달라 별도 입법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입법취지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과학기술계는 『과기부가 「기술이전 및 실용화 촉진에 관한 법률(안)」을 마련하면서 대학·출연연 등으로부터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전문가그룹으로부터도 연초부터 자문을 구하는 등 과학기술계의 의견을 종합했는데도 산자부가 뒤늦게 입법을 추진한다는 것은 전형적인 딴죽걸기식 구태』라고 지적했다.

 지난해에도 과기부가 「과학기술혁신을 위한 특별법」을 개정하면서 지방과학기술진흥 관련조항을 포함시켜 첨단산업과학단지 육성 등 지방과학기술진흥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자 산자부는 이와 별도로 지방산업기술 육성 관련법의 입법을 추진하다 좌절된 적이 있는 등 새정부 들어서도 여전히 부처 이기주의 발상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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