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프리 PC」 마케팅을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초저가 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조립PC 업계에도 저가 바람이 일고 있다.
19일 테크노마트와 용산전자상가의 조립PC 업계에 따르면 현주컴퓨터에 이어 대우통신,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등이 이달부터 통신업체와 손잡고 프리 PC를 발표한 이후 조립PC 매기가 종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삼보컴퓨터와 대우통신이 99만원짜리 저가 PC를 출시, 경쟁 양상을 보임에 따라 그동안 가격면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었던 조립PC 업계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테크노마트와 용산전자상가 등지의 조립PC 업체들은 브랜드 PC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동일한 사양의 PC 가격을 종전보다 10만∼15만원씩 인하했다. 이에 따라 조립PC와 브랜드 PC의 가격차이를 이전 수준으로 계속 유지함으로써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삼보컴퓨터와 세진컴퓨터 등이 17인치 모니터와 컴퓨터책상·프린터를 포함해 160만∼170만원선에 판매하는 셀러론 400㎒급 모델을 테크노마트와 용산전자상가의 조립PC 업체들은 시스템만 85만원 안팎에 판매, 사실상 15만원 이상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80만원대에도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브랜드PC의 가격공세가 이어지자 조립PC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지난 1·4분기만 하더라도 74만∼79만원선이었던 셀러론 366㎒급은 이달 들어 최저 65만80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펜티엄Ⅱ 400㎒급도 종전에 비해 20만원 가량 낮아진 120만∼12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와 관련, 테크노마트 조립PC 매장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초저가 PC 경쟁으로 인해 자꾸만 조립PC 값도 하한선으로 밀리고 있다』고 말하고 『가격을 내린 만큼 마진이 줄어들어 채산성은 악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대기업 PC의 공세에 대해 조립PC 업계가 이처럼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CPU와 램·주기판 등 각종 주변기기·부품 시세가 크게 낮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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