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선다변화 조치 해제가 국내 부품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콘덴서·저항기 등 수동부품 생산업체들은 다음달로 예정된 수입선다변화 조치 완전해제가 국내 부품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느라 여념이 없다.
수동부품은 전자제품 분야에서 「약방의 감초」격. 이들 제품은 적게는 한두 개에서 많게는 수십 개까지 TV·비디오·캠코더·전기밥솥 등 모든 전자제품에 사용된다. 부품업체들은 이들 제품의 수요·공급에 따라 울고 웃을 수밖에 없는 처지인 셈이다.
외국제품이 국내시장을 잠식할 경우 국내 가전제품의 위축은 불가피하고 그 여파가 부품업체들에까지 밀려올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부품업체들이 수입선다변화 조치 해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특히 품질경쟁력이 뛰어나기로 소문난 일본산 제품이 수입선다변화 조치 해제로 족쇄가 풀릴 경우 국내 가전업계에 어떠한 판도변화가 일어날지 부품업체들로선 궁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품업체들이 현재 이를 보는 시각은 두 가지다. 별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과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일정정도 피해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그것이다.
◇영향이 없다
대부분의 부품업체들은 오는 7월로 예정된 수입선다변화 조치 해제는 「완전해제」라는 상징적인 의미밖에 갖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이번에 수입이 허가되는 품목은 대형TV·VCR·전기밥솥·이동전화기 등 4종. 지난해 중반에는 팩시밀리·중소형TV, 올해초에는 FDD·캠코더·오디오기기 등이 수입허가됐다.
부품업체들은 지난해부터 가전제품의 수입선다변화 해제가 시작됐지만 그 영향은 거의 없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사업부진은 IMF 여파 때문이지 결코 수입선다변화 해제가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다음달부터 4종의 제품이 유입되더라도 그리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게 부품업체들의 전망이다. 이동전화기의 경우 표면실장기술(SMT) 분야에서 일본은 이미 전세계를 장악하고 있는 상태여서 국내 부품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이며 대형TV·VCR 부문에서는 국내업체들의 경쟁력이 일정 수준에 올라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전기밥솥 역시 부품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입장이다. 부품업체들은 이를 토대로 자신들의 입지에는 별다른 변동이 없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영향 있다
일부 부품업체들은 아주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 망정 국내제품과 일본제품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 부품업체들만 안정권내에 있을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논리다.
특히 가격경쟁의 경우 부품업체들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게 이들의 예상이다. 부품업체는 국내 가전업체들이 일본업체들의 품질경쟁력에 대항할 수 있는 방안은 가격경쟁력을 키우는 일로 보고 있다. 물론 국내업체들의 기술력을 무시할 수 없지만 일본을 단기간에 능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일반론. 이에 따라 국내업체들은 우선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데 치중하고 이것은 부품의 단가인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형TV·VCR 등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이는 제품들에 대해 이같은 추세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게 일부 부품업체들의 설명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해외영업을 더욱 강화, 직수출 비중을 높이겠다는 업체도 하나둘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수입선다변화 해제로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국내 부품업체들이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 우려된다』며 『나름대로 수입선다변화 조치 해제의 영향을 분석,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일주기자 forextr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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