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 중복투자 우려

 국내 방송 분야의 연구개발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KBS·MBC 등 방송사 기술연구소와 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유관기관간 공조체제 구축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방송사 기술연구소와 국책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디지털방송, 웹TV, 비디오 및 오디오 압축기술, 비선형 편집시스템(NLE) 등에 관한 연구개발이 부쩍 활기를 띠고 있으나 공조체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동일한 과제를 방송사나 연구기관에서 각각 추진, 중복투자와 소모성 경쟁이라는 지적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국내 방송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양 축인 KBS기술연구소와 ETRI는 지난 2월 활동을 종료한 방송개혁위원회에 의견서를 제출, 자신들이 방송 연구의 중심축이 돼야 한다는 논리를 주장, 한때 갈등을 빚기도 했다. ETRI 측은 KBS기술연구소가 직접 연구과제를 수행하기보다는 업체나 연구기관에서 개발한 방송기술을 현업에 적용하는 기술검수 업무에 치중할 것을 제안해 KBS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KBS기술연구소와 ETRI 측이 방송기술 분야에서 추진중인 연구개발 과제 가운데 디지털 송수신시스템, HDTV용 비디오 코덱, 가상 스튜디오, 비선형 편집시스템, 입체영상시스템, 디지털 오디오시스템(DAB) 등의 분야에서 중복투자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송수신시스템이나 HDTV용 코덱은 사실상 동일한 과제를 양 기관에서 별도로 수행하고 있는 실정이며, DAB의 경우는 서로 다른 국제표준을 채택,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어 투자의 비효율성과 호환성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전문가들은 『굳이 방송기술 분야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는 경쟁을 막을 필요는 없으나 최근 부각되고 있는 디지털 송신기나 HDTV용 비디오 코덱 등의 경우는 연구소 또는 방송사간에 얼마든지 공조체제 구축이 가능한데 너무 경쟁 일변도로 치닫는 것 아니냐』며 중복투자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방송기술 분야의 연구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선 연구기관간 역할을 분담하는 방안을 모색하거나 연구개발 과제의 공개 및 정보교류 등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같은 방송계의 분위기를 의식, KBS와 ETRI가 최근 들어 연구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으며, 특히 ETRI는 디지털방송의 시험 및 검증을 위해 디지털방송 관계자들이 포괄적으로 참여하는 「디지털 테크놀로지센터」 설립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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