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인 아이앤씨가 일본업체와 대규모 수출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과연 일본에서도 MP3플레이어가 성공할 수 있을지의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MP3플레이어가 전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일본업체들은 이를 애써 외면해왔기 때문이다.
MP3플레이어 수요층이 인터넷 음악을 즐기는 PC사용자로 한정돼 있는 데다 아직까지 음악 저작권 보호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시장성이 크지 않다는 게 일본업체들이 내세운 이유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MP3플레이어는 MD플레이어의 막강한 경쟁상품인 탓에 MP3플레이어에 관심을 가질 경우 현재 잘 나가고 있는 MD플레이어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무엇보다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처럼 대다수 일본 가전 및 정보통신 업체들이 MP3플레이어 사업을 놓고 고민에 빠져 있는 가운데 한 벤처기업이 일본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자체 브랜드로 세계 최소형·최경량·최저가 MP3플레이어를 15일부터 일본 전역에서 판매키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벤처기업인 아이앤씨의 일본 제휴선인 다이내믹네이키드오디오(DNA)사가 바로 그 주인공.
일본내 MP3플레이어 붐을 일으킨다는 야심찬 포부를 품고 지난 4월에 새로 출범한 벤처기업인 DNA는 최근 동경에서 가진 제품 발표회를 통해 아직까지 MD플레이어가 장악하고 있는 일본 디지털 오디오 시장에 정식으로 도전장을 던져 눈길을 모았다.
그간 MP3플레이어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던 일본 언론들도 일개 작은 벤처기업인 DNA가 「포켓 디지털 오디오(PDA)」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세계 최소형 MP3플레이어를 톱기사로 다루는 등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같은 언론의 후방지원 덕분인지 PDA는 아직 제품이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구입 문의가 쇄도하는 등 벌써부터 히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이앤씨와 파트너인 DNA측은 PDA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큰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PDA는 이름 그대로 담뱃갑 절반 정도의 크기에다 무게가 30g으로 매우 가벼워 작은 제품을 선호하는 일본 소비자들의 기호와 맞아 떨어질 뿐 아니라 MD플레이어에 비해 값이 훨씬 저렴해 중·고등학생 등 청소년층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선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싱글앨범시장이 일본에선 활성화되어 있는 점도 PDA의 시장 진입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저작권 보호를 최우선으로」라는 모토를 내세운 DNA측은 PDA 출시에 맞춰 복제방지기능이 있는 MMC롬에 2∼4곡 정도의 음악파일을 담은 새로운 형태의 음반인 「ROS(레코드 온 실리콘)」를 동시에 발매, MP3플레이어시장 활성화를 촉진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DNA측은 또한 PDA를 오디오 매장은 물론 가전 양판점·PC매장·대형편의점 등 청소년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유통망을 통해 판매할 예정인데 제품의 희소가치를 높이기 위해 매달 20만대 정도만 공급할 예정이다.
한편 그동안 MP3플레이어 사업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뜨거운 감자」로 여겼던 일본 가전·정보통신 업체들도 「대세」를 파악한 탓인지 최근들어 하나둘씩 이 시장에 진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조만간 일본에도 MP3플레이어 열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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