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불황으로 계속 연기돼 왔던 세계 반도체업체들의 300㎜(12인치) 웨이퍼 라인 도입 움직임이 최근들어 다시 급진전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미국 모토롤러와 독일의 인피니언(구 지멘스)이 최근 합작 건설한 300㎜ 웨이퍼 파일럿 라인의 반도체 생산 수율이 기존의 200㎜ 웨이퍼 라인을 앞서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300㎜ 웨이퍼 라인에 대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300㎜ 웨이퍼 공정은 현재 주로 사용되는 200㎜ 웨이퍼보다 1.5배 가량 큰 대구경 웨이퍼를 사용하는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로 기존 200㎜ 웨이퍼에 비해 생산성이 2.25배 이상 높아 반도체 제조원가 절감 측면에서 크게 유리하다.
하지만 지난 2∼3년 동안 계속돼온 반도체 경기 불황과 이에 따른 반도체업계의 설비 투자 축소로 300㎜ 라인 건설 계획은 2000년 이후로 상당 기간 연기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리소그래피를 비롯한 일부 핵심 공정 분야에서 300㎜ 웨이퍼 대응 장비의 개발 수준이 양산 적용 단계에 못미치는 데다 「슈링크」라 불리는 칩사이즈 소형화 기술의 빠른 발달도 300㎜ 웨이퍼 공정의 조기 도입을 가로막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초 본격 가동에 들어가 최근 양산에 성공한 모토롤러의 300㎜ 파일럿 라인은 0.25미크론 회로선폭의 64MD램용 생산 라인으로 기존의 200㎜ 웨이퍼 라인보다 60% 이상 향상된 생산 수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CPU 생산업체인 인텔도 그동안 계속 연기해온 미국 힐스보로 지역의 300㎜ 반도체 라인 구축 계획을 다시 추진하기로 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관련 장비를 도입, 오는 2002년 본격적인 가동에 착수하기로 했다.
인텔은 300㎜ 웨이퍼 라인 건설에 총 12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0.13미크론 이하 미세 회로선폭의 구현을 위해 193 나노미터 파장의 DUV 레이저 소스를 광원으로 한 차세대 노광장치를 사용할 방침이다.
NEC·히타치 등 일본업체들은 반도체첨단테크놀로지(세리트)라는 자체 기술 컨소시엄을 통해 300㎜ 웨이퍼 라인 도입에 필요한 각종 핵심 기술의 개발을 추진중이며 대만의 TSMC사도 내년까지 300㎜ 웨이퍼 라인을 갖출 계획이다.
또한 국내 반도체업체로는 삼성전자가 경기도 기흥 연구동에 총 4000만달러 가량을 투자, 256MD램 3세대급 이상의 고집적 반도체 제조에 적용 가능한 300㎜ 파일럿 라인을 건설, 현재 시험 가동중이며 현대전자도 300㎜ 웨이퍼 관련 기술 표준화 단체인 인터내셔널 세마테크(International SEmiconductor MAnufacturing TECHnology)와 함께 관련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들은 『세계 주요 반도체업체와 300㎜ 웨이퍼 관련 기술 표준화 단체들의 최근 움직임을 볼 때 늦어도 내년 상반기부터 300㎜ 라인 구축에 대한 구체적인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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