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바닷가를 발 밑에 두고 비행하는 자신의 모습은 생각만 해도 즐겁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해안비행은 행글라이딩의 극치. 지금까지는 호주를 비롯한 해외에서만 해안비행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제주도와 남·서해안에 위치한 활공장에서 환상의 해안비행을 즐길 수 있다. 바위와 부딪혀 흰 거품을 뿜어내는 파도, 한편에서는 쉼없이 들락거리는 각종 어선과 여객선, 정면으로는 끝없이 펼쳐진 바다의 낭만을 만끽하는 세계에서는 스트레스가 있을 수 없다.
<편집자>
자연을 벗삼아 즐기는 행글라이딩은 하늘을 나는 비행감각과 스릴, 낭만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항공 레저스포츠다.
이러한 행글라이딩은 삼각연과 비슷한 날개 형태의 기체에 의해 하늘을 날 수 있다. 엔진 없이 무동력으로 바람을 이용하여 비행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안전한 항공 스포츠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행글라이딩은 속도가 보통 시속 40∼100㎞며 국내외 속도 경기에서는 최고 140∼150㎞를 내는 등 속도감을 느끼면서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닌다.
행글라이딩은 패러글라이딩 등과 같은 다른 항공 스포츠에 비해 스피드가 뛰어나고 높은 활공성을 가지며 다양한 비행기술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안전한 비행을 위해서는 활공장이 중요한데 특히 초보자의 경우 최소한 기체 크기의 3∼4배 정도 되는 이륙장소가 필요하다. 또한 산기슭의 경사각은 13∼30도 정도가 적당하며 맞바람이 부는 곳이 이상적이므로 바람·기후 등 자연조건을 잘 알고 즐겨야 안전하다.
행글라이딩은 그 구조가 간단해 보이지만 항공공학과 유체역학 등 현대 과학이 응용된 최첨단 기술이 들어가 있다.
행글라이딩은 1948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연구원인 로갈로 박사가 아폴로 우주계획에 참가하면서 우주선 캡슐 회수 방법을 연구하던중 공기팽창식 삼각날개에 관한 이론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로갈로 박사의 연구는 실제로 활용되지 못하였지만 68년 미국의 극작가인 리처드 밀러가 로갈로의 이론을 응용하여 삼각날개를 대나무와 나일론 천으로 제작하면서 행글라이딩은 출발했다.
이듬해인 69년에는 호주의 빌베네트가 수상스키에 도입하여 하늘을 날음으로써 대중들의 시선을 끌었고 그 후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위를 날아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75년에는 국제항공연맹(FAI) 산하에 국제행글라이딩위원회(CIVL)가 창설되었으며 각종 국제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가 개최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75년에 소개되었으며 몇몇 뜻맞는 사람들이 기체 제작이나 조종술에 대한 기술정보를 교환하며 동호회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 동호인을 중심으로 같은해 사단법인 대한항공협회(KAA) 산하에 한국활공협회가 창설되면서 국제행글라이딩위원회의 기술적인 지원을 받아 발전해 왔다.
그동안 국내에서 행글라이딩이 크게 활성화되지 못했던 것은 국내 지형이 대부분 험악한 산악지대인데다 행글라이딩 관련장비가 사치성 스포츠 품목으로 지목돼 가격이 높은 것도 대중 스포츠로 확산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 한국활공협회 산하 행글라이딩연맹에서 중·고등학생 등 청소년 행글라이딩 육성에 적극성을 보이는 한편 대학 동아리와 일반 동호인 모임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면서 미래 유망 레저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다.
행글라이딩은 바람을 이용, 사람이 조종함으로 상황 판단과 자연에 대한 대처 능력이 자연스럽게 축적될 뿐 아니라 복근 및 팔·다리의 근력 등 강인한 기초체력을 길러준다.
특히 균형감각과 유연성이 강화되고 도전의식과 진취적 기상, 과학적 사고력, 용기와 모험심을 길러줌으로써 청소년들에게 유익한 레저스포츠다.
행글라이딩을 즐기기 위해서는 먼저 바람의 방향을 분별하는 능력을 쌓고 글라이더를 조립하고 점검하는 것을 익힌 후에 이륙·착륙·조종법 등의 기본 비행방법을 배워야 한다.
초보자가 비행을 하기 위해서는 18시간 정도의 각종 교육과 훈련을 쌓아야 하는데 한국활공협회 산하의 전국 지방 지부에서 연중 실시한다. 직선비행 수준까지 숙달시켜주는 교육비용은 30만∼40만원(10회 비행 포함) 정도다.
행글라이딩 경기는 세계선수권과 같이 여러 종목을 함께 겨루는 경기, 지역의 지리적인 조건을 고려한 크로스컨트리 경기 등이 있다.
또한 해안에서 속도를 겨루는 에어 레이스, 2인승 비행 경기, 곡예 비행 경기도 있다. 경기 수준도 다양해서 초보자도 즐길 수 있는 축제 분위기의 대회부터 세계 톱 파일럿들이 참가하는 세계적인 대회까지 다양하다.
행글라이딩을 하기 위해서는 행글라이더 몸체를 비롯해 헬멧, 장갑, 비행계기와 낙하산 등이 필요하며 초보자용은 200만원대, 중급자용은 300만원대, 고급자용은 450만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하다.
행글라이더의 몸체는 보통 알루미늄 합금으로 된 뼈대에 테크론이나 테크론의 표면을 가공한 천으로 만든다. 행글라이더의 크기는 모델별로 대·중·소가 있는데 본인의 신체조건과 조종능력을 고려하여 구입해야 한다.
초급자용은 보통 총중량이 20㎏ 정도, 경기용의 경우 30㎏ 내외며 항공협회에서 실시하는 각종 안전도 검사에 합격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안전한 행글라이딩을 위해서는 먼저 공인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고 다음으로 충분한 훈련과 기술을 습득해야 하며 꾸준한 장비 점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음주비행과 단독비행은 생명을 단축시키는 행위며 구름속 비행은 방향을 잃을 수 있으며 비행기와의 충돌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절대 금물이다.
<원연기자 y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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