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벤처Ⅰ> 벤처캐피털 활성화 방안

 IMF 이후 금융시장의 경색과 벤처기업들의 잇따른 부도로 꽁꽁 얼어붙었던 벤처캐피털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찾고 있다. 경기회복 조짐과 저금리시대 진입으로 주 고객인 벤처기업들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데다 정부의 강력한 벤처기업 및 벤처캐피털 부양정책으로 투자환경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털 시장의 활기를 불어넣는 데는 정보통신부·과학기술부·문화관광부·중소기업청 등 공공부문에서 크게 일조하고 있다. 투자회수와 수익률을 좇는 벤처캐피털의 특성상 투자리스크를 분산하고 투자를 꺼리는 초기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선 공공부문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투자조합 1호로 300억원 규모의 「MOST1호」를 결성, 한국종합기술금융(KTB)을 업무집행조합사로 선정했던 과기부는 내달에는 400억원 규모의 「MOST2호」를 결성, 산은캐피탈을 업무주관사로 선정하고 하반기부터 기초과학 분야의 벤처기업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정통부는 지난해 LG창투와 45대55의 비율로 100억원 규모의 정보통신전문조합을 결성한 데 이어 올해 200억원을 추가 투입, 3개 벤처캐피털과 총 400억원 이상의 펀드 3개를 만들어 정보통신 분야의 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정통부는 2002년까지 4000억원 규모로 늘릴 예정이다.

 벤처기업 주무부처인 중기청도 지난 19일 1000억원의 예산을 배정, 벤처캐피털사와 7대3의 매칭펀드를 결성, 벤처기업 투자지원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20개 벤처캐피털을 선정했다. 이와 별도로 공공벤처캐피털인 「한국벤처조합」을 설립키로 하고 정부예산 500억원에 외자 500억원을 유치, 총 1000억원대의 대형 벤처투자조합을 하반기에 결성할 계획이다.

 이밖에 문화부는 문화산업진흥기금을 활용, 올해 6개의 영상전문투자조합을 결성해 총 조합자금의 20% 범위에서 시드머니를 제공, 500억∼600억원을 영상산업 분야의 벤처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며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자체 공공벤처캐피털인 「국민벤처투자」를 통해 지난해부터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공공부문이 바람을 불어넣으면서 민간부문도 점차 활기를 찾고 있다. 특히 정부부처 공공기관들이 주관하는 투자조합의 주체가 사실상 민간인데다 최근 코스닥 시장 활황세와 재정경제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 발표로 투자회수에 대한 전망이 밝아지면서 전반적인 벤처캐피털 시장이 달아오를 조짐이다.

 이에 따라 벤처캐피털업계가 투자조합을 결성하고 투자기업의 코스닥 등록을 추진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또 벤처기업 투자도 최근 본격화돼 올 1·4분기에 이미 지난해 연간 투자금액에 맞먹는 투자를 실시한 업체도 등장하고 있다. 일부 창투사는 대규모 외자유치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얼어붙었던 벤처캐피털 시장이 다시 활성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한다는 매우 긍정적인 징조다. 그러나 현 벤처캐피털 시장을 본격적인 도약기로 승화시키기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우선 창투사에 대한 신용보증을 확대하고 창업투자조합의 결성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신용보증의 경우 창투사의 회사채 발행 보증 재원 출원을 제도화해 지속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급하다. 또 조합결성을 지원하기 위해선 각종 연·기금의 출자를 촉진하도록 연·기금규정을 완화해야 한다.

 조합 출자자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도 시급하다. 최근 실업대책에 소득공제폭을 확대한다고 했으나 출자액이 적은 경우 당해연도에 실질적 수혜를 받는 데 한계가 있다. 특히 현재 개인 및 기관투자자에 대해서만 허용하고 있는 주식양도차익 비과세조항에 법인출자자까지 포함하는 게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정부정책자금의 창투사 배정확대 △창업투자조합의 유한책임제도(LPS) 도입 △코스닥 시장 및 M&A시장 활성화 △창투사 규제조항 폐지 △벤처캐피털 투자촉진법 제정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벤처캐피털업계가 살고 벤처기업이 산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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