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콘텐츠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언

임종두 싸이넷 사장

 최근 멀티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정부의 진흥책에 실업인력의 꿈과 희망이 어우러지면서 콘텐츠 창업이 크게 늘고 있다. 이같은 콘텐츠산업군의 증가세는 초고속 정보통신망이라는 고급 사회간접자본의 구축과 온라인 매체 이용자의 폭발적 증가세에 힘입어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 멀티미디어 콘텐츠산업은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아직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정보」를 상품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대가를 지불하고 구입하려 하지 않는다. 자연히 구체적인 물질적 표현물이 없는 무형의 콘텐츠 상품에 대한 구매욕구는 낮다. 또 PC통신과 인터넷 사용자들의 연령층이 젊기 때문에 정보상품에 대한 구매력도 현저히 낮다. 소비가 없는 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수요와 공급이 적절한 균형을 갖추지 못하면 콘텐츠산업은 결코 발전하지 못한다.

 최근 산업기술 발달 및 정보 인프라 구축에 대한 노력의 산물인 초고속 통신망이 정부 주도로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물리적인 초고속망의 발전속도는 체감할 수 있는 데 비해 여기서 사용될 콘텐츠 상품은 매우 빈약한 실정이다. 초고속망으로 구현될 네트워크는 전세계 어떤 곳과도 고속으로 교통될 수 있는 광역 연동망의 성격을 지닌다. 즉 콘텐츠산업이 활성화하지 못한 상태에서 구축되는 초고속 통신망은 외국 콘텐츠산업 촉진을 위한 발판으로 활용될 우려가 높다.

 현재 국내에서 제작된 콘텐츠가 공급·소비되는 주 시장은 국내의 주요 PC통신업체인 유니텔·천리안·하이텔·나우누리 등이다. 이들 PC통신사를 통한 정보의 소비와 공급은 PC통신망 업체를 통하게 되므로 별도의 유통단계를 가진다는 점과 공급할 수 있는 업체의 수에 제한이 있다는 점이 단점이다. 현재까지 이들 제한적인 시장에서의 소비와 공급형태를 보더라도 시장으로서의 제 역할이 원활하지 못하며 공급업자들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각종 콘텐츠산업 육성책을 통한 콘텐츠 제작업체 수의 증가는 오히려 기존 시장의 환경을 더욱 열악하게 할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뉴딜정책 같은 것이 필요하다. 콘텐츠 제작업체의 자연적 증가분, 콘텐츠산업 진흥책을 통한 증가분을 고려한다면 공급자들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콘텐츠 상품을 판매할 시장을 필요로 한다. 국내 PC통신망에서 소화하거나 공급업체 개별 웹사이트 운용을 통해 자연적 시장환경 조성을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그 수가 증가한 공급업체가 자사의 콘텐츠 상품을 판매할 시장을 인위적으로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콘텐츠 상품의 시장은 「콘텐츠백화점」 형태로 기존 PC통신망에서 구현한 것을 능가하는 통합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형성될 수 있다. 정부기관은 온라인 콘텐츠백화점 구축을 위한 컴퓨터시스템 마련, 시스템 운용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개발, 고속 전용회선 확보, 소호(SOHO)지원실 마련을 담당해야 한다. 통합콘텐츠시스템이 마련되면 관련업체 증가분을 대폭 수용할 수 있으며 장차 정보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

 또 콘텐츠백화점은 인터넷 기반 하에서 환경이 마련되므로 기존 PC통신사와 경쟁을 하지 않으면서도 소비촉진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콘텐츠정보의 생산 촉진을 통한 고용증가, 국내 콘텐츠산업의 활성화를 통한 외국 콘텐츠 소비 억제, 정보 인프라인 초고속 통신망의 활용도 증가, 대국민 정보화 마인드 향상 등 다양한 사회적·산업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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