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선트시스템(구 록웰)사가 장악하고 있던 모뎀 칩시장에 루슨트테크놀로지스·텍사스인스트루먼츠 등 후발업체들의 추격이 거세다.
커넥선트시스템이 국내 내수시장의 90% 가량을 장악하고 있던 모뎀 칩시장에 루슨트테크놀로지스·텍사스인스트루먼츠 등이 지난 97년부터 본격 가세, 이들 후발업체가 시장의 상당 부분을 빼앗아 커넥선트의 시장점유율이 60%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상은 1년여 동안 56Kbps이후 새로운 모뎀 칩 개발이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모뎀 성능의 평준화와 가격인하 폭이 커져 특정 공급업체의 독점적인 영향력이 줄어든 데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이들 모뎀칩 제조업체는 차세대 모뎀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용 모뎀 칩이나 케이블TV 모뎀 칩 등이 기존 아날로그 모뎀 칩을 향후 2∼3년내에 대체할 것으로 예상, 아날로그 모뎀 칩 기술개발은 전면 중단하고 디지털 모뎀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어 향후 모뎀 칩시장은 디지털 모뎀시장을 어느 업체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시장구도가 새롭게 재편될 전망이다.
지난해초 모뎀 칩시장에 참여한 루슨트테크놀로지스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OEM) 시장과 일반소비자 시장에서 선전, 사업개시 불과 1년여만에 25% 이상 시장을 장악해 일약 2위 업체로 부상했다.
이 회사는 56Kbps 모뎀 칩과 1.5Mbps 속도의 ADSL용 모뎀 칩을 동시에 지원하는 제품을 조만간 선보이기로 하고 국내 ADSL 관련업체와 협력관계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텍사스인스트루먼츠 역시 아날로그 기술의 장점을 내세운 제품으로 15% 가량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 ADSL용 모뎀 칩을 개발하고 국내 주요 모뎀 제조업체와 시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커넥선트시스템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시장의 상당부분을 빼앗긴 것은 아날로그 모뎀 수요 정체와 기술표준화에 따른 기술장벽이 없어진 상태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으로 향후 ADSL용 모뎀 칩시장을 장악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현재의 시장 장악률은 큰 의미가 없다』며 『기존 모뎀 칩 기술에 기반한 ADSL용 모뎀 칩을 올 3·4분기에 출시할 예정이고 이 제품에 대해 국내업체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잃었던 시장을 되찾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IDC에 따르면 모뎀 칩의 지난해 전세계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3.8% 증가한 12억달러였으며 올해는 성장률이 2.3%에 그치고, 200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도 0.2%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김홍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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