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용 반도체 시장경쟁 "후끈"

 전력용 반도체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사업부라는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며 삼성전자내에서 소요되는 전력용 반도체 대부분을 공급해 국내시장의 40% 이상,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50% 가량을 장악하고 있던 삼성전자 부천공장의 전력용 반도체사업이 지난달 미국 페어차일드사에 인수돼 삼성전자 부천공장의 독점적 지위권이 사실상 해제되면서 수요·공급체계가 본격 경쟁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터내셔널 렉티파이어(IR)·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한국전자 등 주요 전력용 반도체업체들이 조직과 인력을 정비하고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특히 이들 업체는 기존 삼성전자 부천공장이 삼성전자의 공급망을 통해 전체 판매 물량의 80% 가량인 50억개 가량을 국내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공급해왔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주 공급처로 선정될 경우 내수 및 수출시장에서 이중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전력용 반도체업체 가운데 하나인 미국 인터내셔널 렉티파이어(IR)는 24일 오후 국내 반도체 전문유통업체인 신화정보시스템(대표 홍창표)과 한국내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시장 공략에 나선다.

 IR는 대전력 제어용 반도체소자인 「MOSFET」, 각종 인버터와 대전력용에 적용되는 「IGBT」 등의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업체로 지난해 삼성전자가 이 분야에 대해 자사의 특허권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미국 법원에 삼성전자를 제소해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업체다.

 신화의 한 관계자는 『IR사는 지난 93년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다른 대리점과 영업활동을 펼쳐 왔으나 한국시장이 경쟁체제로 돌입할 것으로 보고 영업과 판매망 강화를 위해 이번에 신화와 새롭게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말했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코리아 역시 공급망 확대를 위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가전 및 통신기기 생산업체와 물밑접촉을 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이미 기존 삼성전자 부천공장의 공급망 일부를 확보한 상태로 영업조직 강화 등 공급망 확대를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생산업체인 한국전자 또한 현재 생산하고 있는 전력용 반도체 70% 이상이 기존 삼성전자 부천공장의 제품과 동일하고 국내 생산업체라는 점을 내세워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페어차일드의 삼성전자 부천공장 인수로 국내 전력용 반도체시장이 본격 경쟁체제로 전환되는 계기가 마련돼 업체간 시장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홍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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