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PCS 등 이동통신단말기와 디지털TV, 위성 디지털 세트톱 박스,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등 디지털 가전기기의 국내 수요증가 및 수출이 확대됨에 따라 외국업체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이들 기기의 핵심부품인 반도체의 공급이 수요에 못미치는 수급불안 현상이 야기되고 있다.
특히 국내 수요가 70% 이상을 차지하면서도 특정 외국업체에 독과점되고 있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용 반도체의 경우 시스템 안정화 문제로 대체 공급라인을 확보하는 데 상당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3년간에 걸친 세계 반도체시장 경기 침체로 전세계 반도체업체들이 설비투자를 축소한 데다 반도체 공급 불안조짐을 느낀 홍콩·대만 등의 업체들이 최근 대량으로 물량을 확보한 데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인텔·AMD·후지쯔 등 주요 공급업체의 생산능력이 수요에 미치지 못해 전세계적으로 공급부족 현상을 빚고 있는 대표적인 부품인 플래시 메모리는 국내에서도 공급량이 전체 수요의 80%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외국 모뎀칩업체의 생산라인 차질로 한때 국내 모뎀 제조업체들이 모뎀칩 구득난에 시달렸으며 LCD 구동 IC도 공급부족 현상을 빚고 있다.
CDMA용 반도체의 경우 휴대폰 및 PCS의 생산량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핵심부품인 고주파(RF) IC모듈의 공급량은 많으나 호환성 문제로 공급라인을 특정업체에 의존하고 있어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 반도체업체 관계자들은 국내업체들에 필요할 때 수시로 요구하는 주문물량 구매방식에서 탈피, 정확한 수요 예측에 의한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국내 통신기기업체의 한 구매담당자는 『최근 일부 통신용 반도체의 물량을 확보하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외국업체와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할 경우 특정업체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안된다』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공급라인 다양화가 가장 바람직하고 이를 위해 특정업체의 제품과 호환성을 갖고 있는 일부 통신용 반도체의 테스트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홍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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