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서비스 업체들이 지난달 26일 활동했던 체르노빌(CIH) 바이러스로 인해 짭짤한 특수를 누리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IH바이러스가 출현한 이후 서비스뱅크를 비롯해 911컴퓨터·컴닥터119·씨앤씨·명정보기술 등 서비스 전문업체들은 PC AS요청이 폭주해 때아닌 성수기를 맞고 있다.
CIH바이러스로 피해를 입은 PC는 대부분 주기판이나 하드디스크의 데이터가 파괴됨에 따라 이를 수리하기 위해 사용자들의 방문과 AS 의뢰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PC 서비스 업체인 911컴퓨터(대표 박승욱)는 전국의 60개 가맹점에 7일 현재까지 3000여건의 AS신청이 접수됐으며 평소보다 두배 가량 늘어난 AS신청으로 일부 가맹점은 밤샘작업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컴닥터119(대표 이병승)는 CIH바이러스 발생 이전에 비해 AS신청 건수가 2.5배 가량 증가해 지금까지 전국의 56개 체인점에서 1만여건의 AS신청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또 서비스뱅크(대표 염기홍)는 CIH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린 이후에 AS신청이 폭주해 열흘 동안 무려 3만여건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CIH바이러스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만도 5000여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들 서비스 업체는 소비자가 시스템을 가져올 경우 1만∼2만원까지 비용을 받고 주기판의 롬바이오스를 교체해주거나 하드디스크 세트업을 다시 해주고 있으며 출장수리를 할 경우에는 1만5000∼3만원의 출장료를 추가로 받는다.
서비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새학기도 끝나고 업그레이드 수요도 주춤해져 서비스 업계는 비수기에 접어들었다』고 말하고 CIH바이러스로 인해 그나마 AS수요가 발생해 다행이라고 밝혔다.
데이터복구 업계도 밀려드는 AS고객으로 문전성시다.
데이터복구 업계의 선두주자인 씨앤씨(대표 최상상)와 명정보기술(대표 이명재)은 7일 현재까지 각각 1500여건씩 하드디스크 데이터복구 신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씨앤씨와 명정보기술은 2∼4GB의 하드디스크를 복구하는 데 평상시에는 2, 3일이 걸렸지만 CIH바이러스 출현 이후 AS 의뢰건수가 두배로 급증하면서 작업시간이 7∼10일로 늦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는 전 기술인력을 데이터복구 작업에 투입하고 있으며 긴급 물량은 밤샘작업을 통해 처리하고 있다. 복구비용은 업체와 하드디스크의 용량, 작업시간에 따라 다른데 대개 4GB를 기준으로 30만∼50만원선이다.
한편 엠에스디를 비롯해 유니텍전자·에스티컴퓨터·샘물멀티미디어 등 주기판 유통업계는 CIH바이러스로 롬이 파괴된 주기판을 가지고 오는 고객을 대상으로 롬을 전량 무상으로 교체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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