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의 데이콤 지분 5% 제한 규제가 해제됐다. 이로써 LG는 데이콤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지만 정부는 상황 변화에 따라 자신들이 입안한 정책을 정면으로 뒤집는 선례를 남기게 됐다.
남궁석 정보통신부 장관은 6일 기자회견을 갖고 『LG그룹에 대해서도 타사업자 및 외국인과 동등하게 전기통신사업법의 개정사항을 적용,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고 공정 경쟁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제하고 『통신사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LG그룹의 지분제한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남궁 장관은 『지난 96년 개인휴대통신(PCS)사업 허가 당시에 비해 통신사업 환경 및 법·제도 등이 현저하게 변화됐다』고 지적하고 『현 시점에서 데이콤에 국한해 LG그룹의 지분제한 조건을 계속 유지토록 하는 것은 국내 기업간·내외국인간 형평문제가 있고 장기적인 국내 정보통신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의 시시비비를 떠나 데이콤의 경영이 정상화되면 그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 규제해제를 결정했다』며 이를 통해 『데이콤이 강력한 회사로 재탄생, 사이버코리아21을 비롯한 국가 정보통신경쟁력 강화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남궁 장관은 LG가 규제조치 아래서도 데이콤 경영권 장악을 기도했다는 지적에 대해 『이른바 우호지분에 대한 명확한 법적 개념이나 기준이 없다』며 『정부로서는 LG가 규제를 어겼다는 객관적 사실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영국 등 선진국의 경우 통신사업자간의 인수합병을 통한 거대사업자 등장이 하나의 추세가 되고 있다』고 말하고 『국내업계도 국제경쟁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인수합병과 이에 따른 시너지효과 극대화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남궁 장관은 이와 함께 그간 엄격히 금지돼온 유무선사업자의 상호 역무 교차진출과 관련, 『앞으로는 이를 허용할 것인가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언급, 이번 LG의 데이콤 지분해제를 계기로 종합통신사업자 등장을 적극 유도할 방침임을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PCS사업권 허가 당시 정책적 판단에 따라 각서라는 형식을 통해 국민에 약속한 사항을 단지 상황이 변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스스로 뒤집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더욱이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사업권 허가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경우 좋지 않은 선례가 될 수 있고 무선호출을 비롯, 기간통신사업자들이 상황 변화를 이유로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출연금 문제 처리에도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됐다.
남궁 장관은 이날 발표에 앞서 정보통신정책심의회의 의견을 수렴했는데 이 자리에서는 위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LG의 지분제한 해제를 찬성했다.
한편 LG그룹은 『변화된 정보통신시장을 감안, 적합한 조치와 합리적 판단을 내려준 정보통신부에 감사한다』며 『앞으로 이른 기간내에 동양과 접촉, 데이콤 인수작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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