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가 난 소형가전업체들이 재기를 위해 힘찬 날갯짓을 하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한때 소형가전 시장을 풍미하던 쟁쟁한 업체들이라는 점에서 이들 업체의 재기 여부가 국내 소형가전산업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된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구의 메리노테크(대표 최순희)는 (주)한미의 후신으로 지난해 4월 설립돼 지금까지 한미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한미는 한국신용유통에 전기밥솥 등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하는 등 명성을 누렸으나 지난 97년 2월 부도가 난 업체다. 한미는 당시 직원수가 300명에 달할 정도로 소형가전업계에서는 메이저군에 속했으나 부도와 함께 공장과 설비가 압류되고 직원들도 뿔뿔이 흩어지는 등 흔적도 없이 사라질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한미의 명성을 아깝게 여긴 사업가 최순희씨가 한미의 금형과 실용신안 등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사고 뿔뿔이 흩어졌던 직원들도 불러모아 설립한 회사가 바로 메리노테크다.
메리노테크는 이후 모든 자재를 현금으로 구입해야 하고 직원들의 임금을 마련하기도 빠듯한 어려운 사정 속에서도 서울에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회사 정상화를 위해 생산과 판매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메리노테크는 한미의 공장과 설비를 채권단으로부터 임차해서 사용해 왔으나 최근 공장과 설비가 경매처분되는 바람에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메리노테크는 새 주인과 임차계약을 체결해 정상가동을 계속한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2월 부도가 난 대구의 선보정밀은 직원들과 채권단이 자본을 투자해 새로 태어났다.
자본금 5000만원에 새로 설립된 선보정밀은 옛 선보정밀의 장근호 상무가 사장을 맡아 명성되찾기의 선봉장이 됐다.
비록 160명에 달하던 직원수가 80명으로 줄기는 했지만 선보정밀은 옛 선보정밀의 공장을 인수하고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융자를 얻어내는 등 채권은행들의 협조 아래 한 달 매출이 4억원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 회사는 아직도 옛 선보정밀 매출액의 절반수준을 밑돌고 있지만 주인의식으로 똘똘 뭉친 직원들과 금융권의 지원을 바탕으로 비상의 날개를 서서히 펼치고 있다.
이지콤이라는 전기밥솥으로 소형가전시장을 넘보았던 인천의 반성전자(대표 문무영)는 화의절차를 밟으며 재기를 다지고 있다. 정보통신용 부품을 생산해오던 반성전자는 이지콤이라는 전기밥솥을 개발하고 소형가전분야로 사업확장을 꾀했으나 IMF의 파편을 피하지 못하고 11억원의 부채를 안고 부도를 냈다.
반성전자는 그러나 지난 2월 법원으로부터 화의절차 개시를 허용받고 정상화를 위해 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190명의 직원이 120명으로 줄어드는 고통을 겪기는 했지만 지금은 매출도 월 6억원을 상회해 전성기의 절반 가까이 회복됐다.
르비앙은 지난해 3월 부도가 난 제일가전의 박덕성 개발실장이 120명의 직원들과 함께 사원주주제의 회사로 설립,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르비앙은 지난 1월 제일가전의 공장과 설비를 경매를 통해 낙찰받고 지난 4월에는 잔금까지 치렀다. 지난해 42억원의 매출을 올린 르비앙은 보금자리를 마련한 올해에는 14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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