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가 크게 위축돼 경기회복 지연과 함께 성장잠재력마저 약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8일 내놓은 「R&D 투자 위축실태와 활성화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이 자금난 등을 이유로 R&D 투자를 우선적으로 줄이는 바람에 연구인력의 해외유출 사태 등이 빚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기업의 R&D 투자는 7조7578억원으로 전년대비 12.3%가 줄었다. IMF체제 이전인 94∼97년 중에는 연평균 15.5%의 증가세를 유지했다.
업종별로 보면 지난해 R&D 투자는 대부분의 업종이 감소했으며 특히 기계장비와 1차금속은 전년대비 22.2%와 16.8% 감소하는 등 제조업 전체가 8.4%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반도체는 지난해 R&D 투자가 감소했다가 최근 들어 램버스D램을 중심으로 기가급 제품과 단위공정 개발 등 차세대 제품 개발을 중심으로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현대와 LG간 빅딜 지연으로 256MD램과 관련한 일부 핵심인력이 대만 등 해외 경쟁업체로 유출되고 있고, 기업들의 연구비 축소로 대학의 기초연구도 중단상태에 놓이게 됐다. 특히 LG반도체는 98년 서울대와 공동으로 테라급 반도체 개발을 위한 신소재 연구를 진행했으나 지원이 중단됐다.
산업기반이 R&D인 소프트웨어의 경우 매출액 대비 투자비중이 지난 97년 2.01%에서 지난해에는 1.98%로 감소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오라클이 매출액의 평균 15%를 R&D에 투입하고 있으나 국내업체는 2%에 불과한 실정으로 선진업체들에 비해 양적·질적인 면에서 투자가 크게 취약한 실정이다.
이처럼 R&D 투자가 축소되면서 지난해 특허출원 건수도 전년대비 19.1% 줄었고 R&D 인력도 8.5% 감소했으며 연구소들이 잇따라 축소·폐쇄되면서 고급 연구인력의 해외이탈 현상마저 벌어졌다.
또 국내 R&D 기반의 약화로 선진기업과의 기술격차가 점점 더 벌어져 기술의 대외종속 현상이 심화될 경우 결과적으로 국내산업의 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지적됐다.
연구소는 『정부가 대형 국책연구과제 등을 발굴, 민간 연구개발인력의 활동을 지원하는 등 과학기술투자를 늘려 민간기업의 R&D 투자위축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면서 『구소련도 국가의 R&D 예산축소로 고급두뇌 유출이 심각해져 사회문제가 된 바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R&D 투자활성화 방안으로 R&D와 지식의 중요성을 재인식, R&D 투자의 선택과 집중, 개방적 R&D체제 구축, 연구원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 국가 과학기술 투자 강화로 민간의 위축 보완 등을 제시했다.
<구근우기자 kwk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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