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선 다변화 품목 해제 앞두고 카메라시장 "韓.日 맞대결"

 오는 7월 1일 수입선다변화 해제를 앞두고 카메라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카메라는 수십년 동안 일본으로부터 수입할 수 없도록 수입선다변화 품목으로 묶여 있었으나 지난 1월 1일부터 일안반사형(Single Lens Reflex) 카메라의 수입이 허용된 데 이어 오는 7월 1일부터는 시장주력품목인 35㎜ 콤팩트형 자동카메라도 수입이 전면 개방될 예정이다.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일본 카메라업체들의 수입총판사들.

 현대전자에서 독립해 일본 올림퍼스사의 콤팩트형 자동카메라를 취급해 왔던 올림퍼스코리아는 올 초 회사명을 정안물산으로 바꾸고 전국에 AS지정점을 구축하는 등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정안물산은 이미 카메라 유통의 본산인 서울 중구 소공동의 한국카메라와 강남의 한국카메라 강남점을 AS지정점으로 두었고 대전의 카메라 대학병원과 대구의 동성카메라, 부산의 국제카메라, 제주의 종합카메라를 AS점으로 확보했다.

 정안물산은 이처럼 전국적인 AS체제를 구축하고 올림퍼스사의 15개 모델을 수입, 국내 시장을 공략할 채비를 갖췄다.

 그동안 일 코니카사의 필름과 인화지 판매에 주력해왔던 우성필름도 수입선다변화 해제를 계기로 카메라시장에 출사표를 던질 채비를 하고 있다. 우성필름은 우성포토교역과 협력관계를 맺고 우성포토교역을 통해 코니카사의 콤팩트형 자동카메라는 물론 디지털카메라까지도 시판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후지필름의 자세도 만만찮다.

 한국후지필름은 이미 일본 후지필름의 디지털카메라 7개 모델로 국내시장 공략에 나선 데 이어 어드밴스트포토시스템(APS) 7개 모델과 콤팩트형 자동카메라 4개 모델도 이미 확보, 내수공략을 꾀하고 있다.

 일본 업체들뿐 아니라 독일의 아그파도 수입개방에 따른 분위기에 편승, 카메라시장 공략 강화를 꾀하고 있다.

 35㎜ 필름의 판매에 주력해온 아그파코리아는 최근 커스텀이미지(CI) 사업부를 신설, 디지털카메라와 스캐너·프린터 등을 시스템화한 DTP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콤팩트형 자동카메라의 판매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른 기존 업계의 대응도 만만찮다.

 카메라 내수시장의 70%를 장악해온 삼성항공은 오는 30일 콤팩트 자동카메라 내수용 모델을 전면 교체하는 대대적인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일산제품의 시장침투에 공격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삼성항공은 콤팩트 자동카메라에서는 일산제품에 비해 가격과 품질에서 뒤지지 않는다고 판단, 내수시장에서 일산제품과 당당히 겨뤄 경쟁력을 입증받아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동력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일 니콘사의 부품을 수입해 조립판매하고 있는 아남인스트루먼트는 자사 제품이 일산 직수입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우세하다는 점을 활용해 기존 시장을 지켜나가겠다는 포석이다.

 아남인스트루먼트는 특히 니콘사가 별도의 완제품 수입 총판점을 둘 의향이 없다는 데 자신감을 갖고 단단한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는 기득권을 이용, 수입선다변화 해제로 시장공략에 나설 후발업체들의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각오다.

 캐논사의 SLR카메라를 수입판매하고 있는 SK글로벌과 일 팬탁스의 SLR카메라를 판매하고 있는 동원정밀은 콤팩트형 자동카메라의 수입선다변화 해제가 국내 소비자들의 일산 수입제품에 대한 거부감을 희석시켜 아남인스트루먼트가 장악하고 있는 SLR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호기로 보고 판매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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