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프리」로 국내 헤드폰카세트 시장을 평정한 여세를 몰아 이번엔 「MP프리」로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을 석권할 계획입니다.』
지난 8개월 동안 오직 MP프리 개발에만 매달려 온 LG전자의 강명준 책임연구원(37)은 오랜 산고끝에 완성된 1차 양산제품의 출시 시점이 코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조금은 긴장된 모습이지만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MP프리 사업의 청사진을 밝혔다.
MP프리는 LG전자가 아날로그와 디지털 수요자를 동시에 공략하기 위해 지난 15년 동안 미니카세트 시장을 개척해 오면서 축적한 기술 및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이 가장 원하는 기능만을 모아 세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카세트 겸용 복합 MP3플레이어와 일반 MP3플레이어의 통칭.
「밖에선 헤드폰카세트로 집에선 미니 오디오로」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도입한 신개념 복합형 헤드폰카세트인 아하프리 3탄으로 판매돌풍을 일으켰던 LG전자는 이번에 개발한 MP프리에도 비슷한 콘셉트를 도입했다.
카세트로 아날로그 음악도 감상하고 플래시메모리카드로 디지털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헤드폰카세트와 MP3플레이어를 하나로 합친 MP프리로 기존 헤드폰카세트를 고집하는 소비자와 차세대 MP3플레이어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동시에 공략함은 물론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제품 선택을 놓고 고민에 빠진 틈새수요를 결코 놓치지 않겠다는 게 LG측의 핵심 전략이다.
『차세대 휴대형 디지털 오디오기기로 불리는 MP3플레이어에 대한 잠재수요는 무궁무진한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작권 문제 등 아직까지 MP3음악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는 만큼 당분간은 헤드폰카세트와 MP3플레이어 수요가 공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MP3플레이어 대중화 원년을 맞아 국내 크고 작은 업체들이 앞다퉈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고 음반사들도 속속 주문형음악(AOD)서비스 사업에 진출하면서 시장이 활성화할 조짐을 보이곤 있지만 저작권 문제가 미결상태로 남아 있기 때문에 MP3플레이어가 헤드폰카세트 수요를 대체하려면 최소 5년 이상의 세월이 필요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LG전자는 BR네트콤이 개발한 복제방지시스템이 「디지캡오디오」를 MP프리에 탑재함으로써 MP3음악의 저작권 문제를 해결했지만 저작권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은 서두르지 않고 조심스럽게 시장을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MP프리는 세계 처음으로 오디오 전문가들이 만든 MP3플레이어답게 음질은 물론 디자인과 사용의 편리성 등 휴대형 오디오기기가 갖춰야 할 모든 것을 고루 갖춘 제품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MP프리는 3차원 입체음향기술인 3S(Spectral Surround System)를 업계 처음으로 MP3플레이어에 채용함으로써 이어폰으로 현장감 넘치는 입체음향을 즐길 수 있도록 했을 뿐 아니라 전기능 액정 리모트컨트롤과 북마크기능 등 사용자의 편리성을 제고한 다양한 기능을 갖춘 게 특징이다.
특히 MP프리는 우수디자인상품전에서 무려 두 번씩이나 대상을 차지한 경력을 갖고 있는 디자인센터의 김진 실장팀이 맡아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현대적이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제품에 도입함으로써 디자인만으로도 청소년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LG전자측은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번주에 카세트 겸용 복합기를 출시하고 다음달엔 단순 MP3플레이어 2종을 잇따라 출시해 우선 내수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그런 다음 하반기부터는 일본·중국·홍콩 등 한국과 소비형태가 유사한 동남아시장을 거쳐 최대 수요처인 미국시장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강 책임연구원은 『그동안은 일본이 오디오시장을 주도해왔지만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품화한 MP3플레이어의 등장으로 앞으로는 우리가 휴대형 디지털 오디오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고 전제, 『우리나라가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을 석권하는 데 MP프리가 한몫을 톡톡히 해낼 수 있도록 기술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야심찬 포부를 밝힌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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