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 직원들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대우전자 빅딜무산론에도 불구하고 당초 발표대로 삼성전자가 대우전자를 인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또 빅딜배제론의 근간이 되는 외자유치에 대해서도 절반 이상이 회의를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우전자 마포본사 비상대책위원회가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빅딜이 그대로 강행될 것」 또는 「빅딜의 강행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사람이 각각 7.5%, 28.6%를 차지해 전체 응답자의 36.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빅딜이 철회될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5.9%에 불과했으며 「철회가능성이 높다」라고 응답한 사람은 23.2%, 나머지 3분의 1이 넘는 34.9%가 빅딜의 가능성이 반반이라고 응답했다.
빅딜에 대한 현재의 심정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예상과는 달리 56.7%만이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빅딜이 강행돼야 한다」와 「빅딜이 되든 말든 상관없다」가 각각 18.1%와 11.4%를 차지해 빅딜의 장기화로 대우전자 직원들이 자포자기하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반영해 주고 있다.
최근 대우전자 빅딜배제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외자유치설에 대해서는 40.2%가 「별로 가능하지 않다」고 응답했으며 외자유치가 불가능하다는 응답도 9.8%에 달했다. 이에 반해 2.3%만이 「외자유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17.3%는 「어느 정도 가능할 것」이라고 대답해 경영층이 독자경영의 토대로 내세우고 있는 외자유치가 직원들 사이에서는 큰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직원들의 경영진에 대한 불만도 높아 51.9%가 빅딜발표 직후 경영층에 대한 신뢰도가 더욱 떨어지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경영층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6.1%에 불과했다.
빅딜이 강행된 이후의 행동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전체의 절반이 넘는 56.0%가 「삼성자동차와 LG반도체 수준의 조건을 제시한다면 명예퇴직하겠다」고 응답했으며 「삼성전자 인수 이후 5년 동안 고용이 보장된다면 삼성으로 가겠다고 응답한 사람」도 27.2%에 달해 대우전자 직원들 사이에서도 큰 견해차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상대책위원회의 투쟁목표에 대해서는 부당빅딜철회투쟁(11.7%)보다는 생존권 확보(67.4%)가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했으며 생존권 보장 협상은 빅딜강행 여부와 상관없이 곧바로 시작해야 할 것이라는 게 대우전자 직원들의 공통된 시각인 것으로 드러났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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