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PC산업의 구조조정

한상록 대강정보통신 사장

 컴퓨터업계가 달라지고 있다. 실제 이윤을 창출하는 내실 위주의 마케팅 정책을 표방하면서 IMF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체질 갖추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연말이면 관행적으로 실시하던 「밀어내기식」 판매를 자제하고 실판매를 위주로 한 경영방식을 영위하면서 가급적 「남는 장사」를 해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사실 그동안 컴퓨터업계는 이윤을 내기가 어려워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식의 판매에 매달려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안정성장을 꾀하려는 움직임이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컴퓨터업체들이 이윤을 내기 어려웠던 것은 자사만이 가능하다는 식의 독점욕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외부 업체들과의 협력 및 공동 마케팅에 대해선 소홀했으며 자사 실익 중심의 「독불장군」식 경영을 유지해 왔다. 자사가 가지고 있는 특장점을 활용하지 못하고 이곳저곳 손을 대지 않는 곳이 없으니 전문영역을 특화시킨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했는지도 모른다.

 뿐만 아니라 컴퓨터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및 부품을 자신의 기술력과 상관없이 모두 직접 생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도 큰 문제점으로 빼놓을 수 없다.

 그 결과 국내 컴퓨터 생산업체들은 우물안 개구리식의 생산구조를 유지, 경쟁력을 잃게 됐던 것이다.

 IMF체제 이후 컴퓨터업체들은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지 않고선 예전의 「컴퓨터 대국」의 명성을 회복할 수 없다는 생각에 경영 및 생산구조 개편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전자상거래를 이용한 컴퓨터 판매방식을 도입해 혁신적인 유통을 구현하는가 하면 경영과 관련한 각 부문을 분리하는 움직임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특히 제품의 생산에서부터 마케팅·AS까지 인터넷을 활용하는 추세도 보이고 있다.

 이제 때늦은 감은 있으나 기업간의 협력구조 및 공동 마케팅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외국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와 특정 컴퓨터 모델에 맞는 컴퓨팅 환경을 공동 개발한다든지, 중견 조립업체들과 생산시설을 공유해 생산에 필요한 설비투자를 축소시키는 등 원가절감을 위한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도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부품 구입처를 전세계로 확대하고 다변화함으로써 단일부품 구입처에서 나타난 폐단들을 개선하는 모습이 여느 때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현재로선 이러한 변화가 컴퓨터산업 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지만 이를 통해 컴퓨터산업의 구조가 전향적으로 바뀌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지금은 타의에 의해 변화되는 구조변화보다는 공동생산 및 개방된 생산구조 등을 통해 세계무대를 겨냥한 우리만의 독점 노하우를 확보하는 생산구조를 만들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이를 위해 업체간 협력 및 공동 마케팅의 수위를 좀더 높여가는 것이 절실하다.

 대기업은 컴퓨터 관련 원천기술 개발을 강화하고 중견 전문업체들은 공동 마케팅을 통한 코어기술 개발 및 생산에 참여하는 전술적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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