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IT 벤치마크 보고서"의 교훈

 최근 본지가 경희대 경영학과 박주석 교수팀과 공동으로 국내 23개 업종 168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분석한 「98 월드와이드 IT벤치마크 코리아」 보고서는 컴퓨터 이용업체뿐 아니라 정보산업계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정보기술(IT) 투자동향 파악과 향후 전략 수립을 위해 국내 처음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지난해 IT분야에 대한 투자가 매출액의 2.22%, 평균 72억원으로 연간 평균 2787억원을 IT분야에 투자하는 외국기업과 비교할 때 너무나 큰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기업 규모가 외국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고 특히 IMF체제 이후 투자비의 대폭 삭감 등 감량경영의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이나 이를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이처럼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 뜻밖이다.

 이번 IT벤치마크 코리아 조사결과는 앞서 지적한 IT 예산 이외에도 눈여겨 볼 만한 사항이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사항은 우리 기업의 전산업무 환경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전산업무 환경이 아직까지 기초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 예로 우리 기업들이 전산비용의 60% 이상을 시스템 유지보수 및 변경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은 곧 우리 기업들이 시스템의 신규개발보다는 유지보수에 치중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되며, 이는 또 자동화 도구를 이용한 시스템 개발이 미약하고 품질관리 체계에 많은 문제가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소프트웨어(SW) 프로세서 성숙도와 관련한 조사결과는 좀더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즉 우리나라 기업들의 94%가 1단계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결국 국내기업들이 IT 관련 프로세서 개선에 거의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음을 뜻하는 것으로 이는 해외기업의 경우 1단계가 57%, 2단계가 30%, 3단계가 13%로 나타난 것과 비교할 때 매우 현격한 차이가 있음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기업들이 전산조직의 업무프로세서 개선과 함께 IT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프로세서에 대한 관리·측정 개선에 그만큼 소홀하다는 것인데 이는 향후 전략 수립에 반드시 참고해 두어야 할 사항으로 보인다.

 또 전산조직의 기능 중 아웃소싱을 하는 분야에서도 우리나라의 경우 애플리케이션 개발(33%)과 네트워크 관리(23%) 등에 비해 고객지원 시스템이라 할 헬프 데스크(16%)나 데이터센터(10%) 등이 상대적으로 낮아 우리 기업의 자체 IT 개발능력이 외국에 비해 다소 떨어짐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결국 우리나라 기업들의 IT수준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준 것이나 다름없다. 우선 IT 투자에 대한 최고경영자의 인식변화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는 것을 경영자가 절실하게 깨달아야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은 IT에 대한 중요성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했으며 투자성과에 대한 불확실성을 우려해 대대적인 투자를 꺼려온 게 사실이다.

 IT에 대한 지속적이고 합리적인 투자야말로 기업의 IT를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업무의 생산성 향상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을 최고경영자는 알아야 한다.

 예컨대 사내에 전산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각 부문 관리자들이 참여하는 전산운영협의회를 구성해 컴퓨터의 기초교육과 활용에 대한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각 기업의 IT수준 향상을 위한 정부 및 관련기관의 협력과 지원도 이루어져야 한다. 학계·연구소·정보산업계는 각 기업이 시스템운용에 급급해 그동안 소홀하게 여겨온 IT의 생산성 및 품질, 프로세서 등을 체계화하고 IT수준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개발해 기업들이 업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IT 발전은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수적이다. 따라서 정부는 IT와 관련한 제도개선은 물론이고 기술향상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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