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부문 장비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케이씨텍·디아이·평창하이테크산업·한택 등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최근 새로운 LCD 제조 및 검사 장비를 잇따라 출시하고 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IMF 이후 신규 설비투자를 보류해 왔던 국내 LCD 생산업체들이 올들어 제품 공급 부족으로 인한 LCD 가격의 상승에 힘입어 기존 설비의 보완과 함께 저온폴리 TFT LCD 생산을 위한 신규 설비투자에 본격 나섬으로써 국내 LCD 관련장비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한 LCD 장비는 기본적인 구조가 반도체 장비와 유사해 그동안 반도체 장비 개발을 통해 얻은 각종 기술적 노하우들이 그대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반도체 장비업계가 LCD시장에 진출하는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장비업계에는 LCD 장비 사업의 병행 추진이 보편화되고 있으며 LCD 장비시장의 진출을 통해 지난 2∼3년간 계속된 불황으로 인한 반도체 부문 매출 손실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평창하이테크산업·미래산업·한택 등 업체들은 LCD용 프로브 시스템 및 비전 검사기를 일제히 개발, 출시함으로써 이 시장은 이미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디아이와 엠에스셀텍도 LCD 점등 검사 장비를 개발하고 이 시장에 본격 가세함으로써 향후 LCD 검사 관련 장비의 국산 사용률은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케이씨텍은 LCD용 웨트 스테이션 및 퍼니스 장비의 확대 생산을 추진하고 있으며 클린룸 설비업체인 신성이엔지도 올해 LCD 신규 라인의 확대 건설로 관련 클린룸 설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이 부문 영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밖에 한국DNS는 천안 2공단에 LCD 장비 조립공장을 완공하고 LCD용 웨트스테이션 및 코터 등을 이미 양산하고 있으며 한국도와·미래엔지니어링·STI 등 상당수 반도체 장비업체들도 LCD 분야를 주력 사업으로 선정하고 관련 연구팀을 대폭 보강하거나 개발 투자비를 늘리는 등 이 시장 선점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LCD의 경우 반도체 분야와 달리 생산 라인당 장비 수요가 그리 많지 않아 이 시장 진출로 회사 매출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며 더욱이 지금처럼 국내업체의 주요 개발 아이템이 검사 관련 장비와 같은 특정 분야에만 집중될 경우 국내업체들간 과당 경쟁으로 뜻하지 않은 피해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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