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전화시장이 3월 한달 동안 3백만명에 육박하는 가입자 증가를 기록하며 심하게 왜곡되자 이동전화사업자들이 4월 이후 시장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은 4월부터는 의무가입기간이 완전 폐지되고 보조금 규모도 기존의 절반 이하로 축소되는 등 시장환경이 3월과 크게 달라짐에 따라 급작스런 시장 소강과 소비자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특히 3월의 후유증으로 아직 전화가 개통되지 않은 3월 예약가입자들과 일부 대리점들의 사재기식 가개통 단말기 처리문제가 사업자들의 큰 골칫거리로 남아있어 해결책 마련에도 분주한 실정이다.
예약가입은 4월 급격한 초기가입비 상승을 우려, 3월 가입신청자 수가 단말기 공급물량을 초과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4월부터는 3월 신청 당시와 달리 15만원 안팎의 초기가입비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소비자들로부터의 파장도 적잖을 전망이다.
사재기식 가개통단말기도 정부정책의 급격한 변화를 틈타 3월과 4월 보조금 차익을 노린 일부 대리점들의 편법 영업에서 비롯된 것으로 사업자들이 이를 해결하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부는 3월 예약가입자들에게는 4월 신규 가입자와 동일한 조건을 적용토록 하나 일부 대리점들의 사재기식 가개통단말기에 대해서는 오는 10일까지 처리유예기간을 허용토록 하는 등 서둘러 뒤처리 작업을 지시했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 정책으로 대리점은 잉여차익을 얻는 반면 소비자들은 큰 피해를 보게 돼 사업자들로서는 고민스럽다는 반응이다.
일부 사업자들은 3월 예약가입자 처리를 위해 가개통 단말기를 활용해야 할지 4월 신규가입자로 처리해야 할지 고민스러우나 의무가입기간과 보조금 처리문제가 맞물려 있어 정당한 처리방식을 찾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사업자들의 과열경쟁을 방지하고 시장안정을 꾀한다며 공정경쟁방지대책을 마련했으나 실제로는 과열경쟁과 시장혼탁만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또한 『4월부터는 월별이 아닌 연말까지의 영업정책을 새로 수립해야 하고 연초에 수립했던 계획에도 일대 수정을 가해야 하나 이동전화시장이 예측불허의 상황이어서 대책 마련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가 시장파악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졸속 행정처리를 강행함에 따라 국내 이동전화시장은 한치 앞도 예견하기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다.
<김윤경기자 y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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