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3사의 매출증가는 원화환율 상승으로 생긴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수출확대가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0조841억원의 매출을 달성, 전년에 비해 8.8%의 매출액 증가를 기록한 삼성전자의 경우 전년에 비해 내수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지난 97년에는 내수가 8조137억여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6조4945억원으로 19%나 감소했다.
그러나 수출은 지난 97년 10조4516억원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13조5897억원으로 무려 30%나 증가했다.
지난해 6.6% 증가, 9조852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LG전자 역시 내수는 지난 97년 3조5032억원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2조5698억원으로 26.6% 줄었으나 수출은 5조7365억원에서 7조2830억원으로 27% 늘어났다.
지난해 전년에 비해 무려 50%나 급증한 5조777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대우전자는 내수와 수출의 반전이 더욱 심했다.
대우전자는 지난 97년 내수가 9446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6053억원으로 무려 35.9%나 축소됐으며 수출은 2조9132억원에서 4조942억원으로 40.5% 확대됐다.
그러나 3사의 지난해 수출증가는 지난해 발생한 큰 폭의 원화환율 상승의 영향이 컸기 때문에 본질적인 경쟁력 제고와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원화환율이 전년에 비해 평균 50% 절하된 것을 감안하면 3사의 수출증가세는 환율상승분에도 못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히려 환율이 상승국면에 있는 올해에도 수출확대 기조가 계속 이어질지 미지수다.
3사는 지난해 환율상승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수출이 급증, 매출증가를 기록한 것 외에도 사업구조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 97년 가전매출이 2조2675억원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2조1298억원으로 절대금액면에서 줄었을 뿐 아니라 전체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의 12.3%에서 10.6%로 축소됐다. 대신 컴퓨터·모니터 등 정보가전제품과 통신 및 반도체제품의 매출비중은 89.4%로 매우 높아졌다.
LG전자도 세탁기·냉장고 등 백색가전제품의 지난해 매출비중은 27.2%로 전년의 31.1%보다 낮아진 반면 TV와 모니터 등 정보가전용 영상장치와 부품 매출비중이 전년의 37.5%에서 38.7%로, 액정표시장치(LCD)의 매출비중은 전년의 5.5%에서 11.2%로 껑충 뛰었다.
LG전자는 특히 지난해 말 LCD사업을 LGLCD로 이관, 올해에는 부문별 사업구조의 변화가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전자는 반대로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가전제품의 매출비중이 더욱 높아졌다.
대우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집중육성하고 있는 정보가전 및 영상관련 제품의 매출이 전년에 비해 20% 증가한 반면 백색 가전부문은 무려 50%나 늘어났다. 이에 따라 대우전자는 가전제품의 매출비중이 전년의 43.1%에서 44%로 높아졌다.
이같은 현상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멀티미디어·정보통신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이전시키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반면 대우전자는 세계적인 업체들이 발을 빼고 있는 가전부문을 오히려 강화하는 차별화전략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매출액이 많은 대표제품에서도 삼성전자는 반도체 메모리, 휴대폰, 컬러모니터, 하드디스크가 나란히 1위에서 4위까지를 차지하고 있어 반도체와 정보통신 및 컴퓨터가 중심인 것을 대변해주고 있다.
LG전자는 컬러모니터와 컬러TV, 컬러브라운관이 정상을 과시, 영상을 바탕으로 한 정보가전이 확실한 주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대우전자는 양사와 달리 백색가전과 정보가전용 영상제품의 비중이 고른 분포를 나타내고 있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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