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모 건국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최근 정보통신부를 주축으로 추진되는 소프트웨어 벤처 육성정책의 초점은 벤처산업 육성을 위한 기본적 체제와 최소한의 규모(critical mass)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는 여러가지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 벤처산업 발전 기반과 정부의 소프트웨어 벤처산업 육성에 대한 정책적 확신을 업계와 학계, 정책 입안자들에게 인식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우리나라가 진정한 소프트웨어 벤처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정책으로는 벤처의 양적 확장과 더불어 지적 네트워크 확장정책이다. 현재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벤처기업들의 지적자본 관리체계는 매우 취약하다. 특히 시장정보와 경쟁기업 지식에 관한 지적 네트워크는 제일 먼저 구축돼야 할 부분이다.
한 벤처기업 창업자가 개발한 제품을 마케팅하기 위해 실리콘밸리를 방문했을 때 비로소 자사 개발 제품의 정확한 목표시장과 실제 경쟁자를 알게 됐다고 토로한 데서도 잘 알 수 있다. 만약 이 창업자가 창업 초기에 개발 대상 분야의 시장선도자나 실제 경쟁상대에 대한 살아 있는 경쟁·시장정보만 제공받았더라면 제품개발 전략과 비용을 좀더 효과적으로 구사하고 집행해 성공을 앞당길 수 있었을 것이다.
둘째, 지적자본의 핵심인 인적 자본 인프라를 강화시켜야 한다. 먼저 창의적 인재가 소프트웨어 벤처에 뛰어들 수 있는 인센티브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
특히 이들이 지닌 경력과 경험·스킬(skill)에 대한 정보의 유동화가 촉진돼 전문인력이 언제든지 자신의 기술이 필요한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정보와 가상공간에서 지적자본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 소프트웨어산업 전체의 인력 인프라 측면에서 살펴봐도 이같은 네트워크 부재는 필요 인력에 대한 정보의 부재, 인력 수급의 불균형, 신기술에 대한 핵심인력의 적응력 약화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셋째, 지적 네트워크의 체계적 관리를 위한 지적자본 관리와 육성체계를 구체화함으로써 지적자본의 수요와 공급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정책의 초점을 모아야 한다.
초우량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지적자본을 형성하는 시장자산·인적자산·지적재산·하부구조자산 등에 대한 구체적 차원의 설정과 이에 따른 단계별 실행전략의 추진이 절대적으로 시급하다. 세계 초우량 소프트웨어기업은 창업단계의 핵심기술력과 인력뿐만 아니라 성장단계에서는 지적자본의 관리체계, 즉 제품개발·판매전략·전문가관리 등 지적자본 형성에 결정적인 요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경우도 조직관리, 창의적 전문인관리, 제품·표준 선점을 위한 전략관리, 제품개발 프로세스 관리, 학습조직의 구축 등으로 구성되는 지적자본의 구축과 체계적 관리를 기반으로 오늘날 초우량기업으로 성장했다. 다시 말해 소프트웨어 벤처 육성전략의 핵심은 소프트웨어 벤처의 창업과 성장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는 지적자본의 형성과 제고방향에 대한 심층적 연구와 벤치마킹·제도 등의 도입에 달려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을 세계 초우량기업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지식산업의 인프라, 즉 지적자본 공급체계를 얼마나 유연하게 관리하느냐가 정부 정책의 핵심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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