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21C 디지털 경제

 매일 신문을 펴 들면 「기술혁신이 자본주의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갈파한 슘페터 교수의 말에 실감하기보다는 나의 무지에 위기감과 초조감을 갖게 된다. 특히 우리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더욱 심하다. 전문적인 기술용어는 제외하더라도 내용은 모르겠고 그대로 지나가기에는 불안하다.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을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하는 기술혁신이 만들어 내는 변화에 효율성이나 편리성을 실감하기보다는 두려움이 앞서게 하는 신문기사들은 대충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21세기 디지털 경제시대에 적응할 인적자원을 양성해야 한다. Y2K문제를 소홀히 하면 사회혼란이 온다. 디지털 방송이 2001년부터 개시된다. 앞으로는 물건의 판매나 구매를 위한 시장도 사이버 공간이 주도한다. 문서나 책은 E메일과 전자출판으로 대체된다. 필요한 정보는 모두 인터넷에 있다. 전자공동체 시대가 개막됐다. 휴대폰은 웃고 간이휴대전화시스템(PHS)은 운다.

 그러나 서두르지 말고 차분히 기사내용을 읽어 보면 대강의 뜻이 이해되고 대응방법에도 판단이 서게 된다. 제목만 보고 모른다고 지나쳐서 모르는 채로 살면 사람들의 대화도 알아 듣지 못하게 된다. 사람들에겐 자기의 전문분야가 있고 모든 분야를 다 잘 알 수는 없다.

 자기 전문분야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변화는 자기가 대응하는 데 필요한 수준의 지식이면 족하다.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정비지식까지 모두 갖출 필요는 없다. 다만 자동차를 운전하는 데 필수적인 능력 외에 정기점검도 받고 이상을 발견해 공장에 가서 정비를 하는 상식적인 능력은 필요하다.

 아마도 21세기의 문전에서는 Y2K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한 과제일 것이다.

 Y2K문제는 컴퓨터의 연도표기가 1900년대에서 두 자릿수로 00, 01,····99로 이뤄졌으나 2000년대에도 이같이 표기하면 연도구분이 중복되므로 네 자리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에 이용했던 모든 프로그램을 바꾸기가 쉽지 않고, 컴퓨터에 장착된 모든 기계의 수정도 쉽지 않으며 또 연결되는 모든 컴퓨터가 수정돼야 하는데 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어떤 오류가 어떤 상황을 야기할지 모른다는 데 문제가 있다.

 따라서 Y2K문제는 컴퓨터나 기계를 만드는 회사와 이용하는 조직은 물론 각국의 정부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므로 개인이 해야 할 직접적인 일은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무조정실과 정보통신부가 정책적인 지원을 한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에서는 「한국Y2K인증센터」를 운영해 Y2K문제를 해결한 조직에 대해서는 소정의 절차를 거쳐서 인증을 해주어 안심하고 거래하도록 제도화했다. 따라서 개개인들은 이런 상황의 진전을 지켜보면서 자기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필요한 주의를 하면 된다.

 두번째는 영국과 미국에서는 이미 시작했고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부터 시작하게 될 디지털방송이 미치게 될 일상생활의 변화다. 당장은 TV가격이 비싸고 서비스의 준비가 부족하겠지만 2002년 월드컵 경기의 방영을 계기로 가격이 인하되고 서비스가 다양화하면 디지털TV의 보급률도 급격히 신장할 것이다. 그러면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던 멀티미디어의 생활화 시대가 개막될 것이다.

 자기 방에서 음악을 선택해서 감상하고, 보고 싶은 영화를 보며, 필요한 물품도 구매하게 될 것이다. 필요한 책도 집에서 선택해 화면을 통해서 읽게 되고 재택근무나 재택학습도 보편화할 것이다.

 이러한 생활의 변화로 교통과 통신의 비용절감은 물론 필요한 지식의 구득과 창의적 활동이 실시간대로 실현되고 시간절약의 효과가 극대화할 것이다. 디지털 혁명, 디지털 경제, 지식시대, 정보시대 등으로 표현되는 시대적 특징의 혜택을 마음껏 누리게 될 것이다.

 정통부에서는 통신속도를 빛의 속도로 만들고자 하며 이를 위한 국민들의 컴퓨터 이용능력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는 시대에 뒤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디지털 문화와 경제에 적응하고 동참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정장호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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