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와 휴대폰의 만남

 휴대폰과 PC의 만남이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휴대폰이 단순한 이동통신 수단에서 벗어나 PC와 연결될 뿐만 아니라 전자수첩이나 PDA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개인정보단말기로 각광받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의 휴대폰에서도 전화번호부와 간단한 개인 스케줄관리 정도는 가능하다. 하지만 10여개의 조그만 숫자 버튼만으로 문자 등을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이용이 불편하고 사용범위도 제한돼 있는 것이 한계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휴대폰과 PC의 만남이다. 각종 정보의 입력은 PC에서 하고 이를 휴대폰으로 전송해 정보를 이용하도록 하자는 것.

 PC와의 접속을 통해 휴대폰을 개인정보 입력단말기로 사용하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 방향에서 진행되고 있다. 첫번째는 PDA를 휴대폰에 흡수하는 방법이고, 두번째는 인터넷과의 통합이다.

 PDA를 휴대폰에 흡수하는 방법은 이미 국내에서도 삼성전자가 지난해말 내놓은 폴더형 단말기(모델명 SCH800·6200·870)에서 일부 구현돼 있다.

 이 제품은 PC링크라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PC와 직접 통신을 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 소프트웨어를 PC에 설치한 후 데이터통신 케이블을 이용해 휴대폰과 PC를 연결하면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다.

 PC링크를 이용해 할 수 있는 기능은 전화번호부, 스케줄 및 할일관리기능, 메시지(SMS) 관리기능 등. 전화번호부 200개, 스케줄 20개, 할일목록은 20개까지 관리할 수 있다.

 전화번호의 경우 일반 주소록관리 소프트웨어처럼 이름 및 전화번호 외에 상대방의 휴대폰·호출기·사무실번호 등도 함께 관리할 수 있다. 스케줄관리기능도 간단하게 내용과 확인할 시간을 입력하면 지정해 놓은 시간에 알람과 함께 내용을 출력해 준다.

 삼성전자의 한상범 과장은 『휴대폰의 정보관리를 위해 PC와 결합하는 것은 대세』라고 밝히고 『올하반기와 내년에 걸쳐 나올 대부분의 휴대폰들은 PC와의 인터페이스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LG정보통신도 올상반기중 PDA를 통합한 휴대폰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과거 「멀티X」라는 이름의 PDA 통합형 단말기를 내놨던 LG정보통신은 이보다 작으면서도 좀더 휴대폰에 가까운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LG정보통신의 공병옥 대리는 이와 관련, 『PDA 통합형 제품은 기존 1MB 메모리 외에 추가로 1MB를 더 장착하기 때문에 수천명 분량의 전화번호까지 저장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그러나 크기가 기존 휴대폰에 비해 커지고 배터리 사용시간이 현재보다 짧아지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영업직 사원 등 특수분야에서 우선 사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터넷을 통한 PC와 휴대폰의 연결은 미국을 중심으로 개발이 급진전되고 있는 상태다. 언와이어드플래닛(UP)사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 분야 선두주자로, 이들은 휴대폰 단말기를 이용해 인터넷 접속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UP는 윈도CE를 운용체계로 HDML이라는 휴대폰용 인터넷 언어를 개발해 휴대폰에 적용시킬 계획이며, MS도 올해안에 마이크로 브라우저를 내놓을 예정이며 현재 단말기 및 이동통신업체들과 활발히 접촉중이다.

 이들 기술이 휴대폰에 탑재될 경우 사용자들은 휴대폰만으로 전자우편을 검색할 수 있으며 증권·날씨 등 인터넷을 통한 각종 정보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올해 나올 PDA 통합형 제품과 달리 별도로 PC와의 연결장치가 없어도 인터넷을 통해 간단하게 개인정보를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UP의 기술은 삼성전자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GSM용 단말기에 탑재하기로 하는 등 국내업체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 올해 하반기나 내년쯤이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휴대폰 단말기가 대거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정회기자 jhk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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