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으로부터 화의인가를 받고 재기를 노려왔던 태일정밀(대표 정강환)이 사상 최대의 외화 밀반출 혐의로 검찰의 집중적인 내사를 받음에 따라 정상화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검찰은 지난 17일 태일정밀이 미국과 중국 등지의 자회사에 삼각무역 거래방식으로 실제 거래가 없는 데도 수출입실적이 있는 것처럼 허위서류를 꾸며 국내 시중은행으로부터 1억4000만달러 등 총 3억 달러 규모의 외화를 빼돌린 혐의로 이 회사 전무 등 관련임원 3명을 긴급구속하고 중국으로 도피한 정강환 사장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97년 10월 자금난으로 부도난 이후 98년 9월 법원으로부터 화의인가를 받고 재기를 꿈꿔왔던 태일정밀로서는 거액의 외화 밀반출이라는 도덕적 타격까지 받음으로써 재기가능성이 상당히 불투명하게 됐다.
태일정밀 측에서는 검찰의 발표에 많은 오해가 있다는 주장이다. 검찰이 밝힌 3억 달러 가운데 일부는 중국 현지공장인 쌍태전자에 재투자됐고 상당금액이 판매 미수금으로 아직 회수하지 못한 상태라는 것.
또 지난해 말 외화 밀반출 루머가 돌아 금융감독원과 증권감독원으로부터 내사를 받았으며 최근 무혐의 판정을 받기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태일정밀의 한 관계자는 『현재 후지쯔·마쓰시타 등과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조흥은행 등 채권단과 상환기간 약속도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면서 『한때 문민정부의 비호를 받고 있다는 루머가 이제와서 불거진 듯한 인상을 받고 있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태일정밀의 외화 밀반출 혐의에 대해 채권단에서는 아직 아무런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끝날 때까지 더 지켜보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공식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태일정밀의 외화 밀반출 사건은 태일정밀의 재기에 상당한 먹구름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세계적인 헤드 생산업체 가운데 하나인 태일정밀이 공중분해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태일정밀은 지난 95년 헤드 수출로 1억달러를 벌어들이기도 한 유망한 벤처기업으로 한때 전세계 헤드생산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헤드분야의 세계적인 기업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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