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테이프 가격」 문제가 또다시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작년 초 프로테이프 제작사들이 대대적으로 비디오가격을 인상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피력해 왔던 진석주씨(영상유통업협회 6대 회장)가 지난 16일 협회 대의원선거에서 신임회장에 당선됐기 때문이다. 특히 진 회장이 예상을 뒤엎고 신임회장에 피선된 가장 큰 승인 중 하나가 「비디오가격을 종전 수준으로 환원시키겠다」는 공약이라는 점에서 파란이 예상된다.
진 신임회장은 이날 총회 연설에서 『가격인상을 묵인하면서 제작사들에 요구한 6개항이 한번도 제대로 지켜진 일이 있느냐』고 되묻고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한달내 비디오가격을 예전 수준으로 돌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진 회장 진영의 한 관계자도 『협회의 전임 집행부는 중앙회 회원들의 민의를 저버리고 제작사들의 터무니없는 가격인상률을 묵인했다』며 『모든 회원들이 원하지 않는 가격의 인상이었으므로 예전 수준으로의 가격환원 요구는 당연하며 이의 관철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회장측의 이같은 가격환원 주장은 일면 회원사들의 민의를 대변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이면에는 『전집행부와는 다르다』는 선명성을 강조, 제작사들과의 힘겨루기에서 이니셔티브를 쥐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미 지난해 가격인상에 대한 제작사들의 당위성을 인정하고 출연금 등 이에 따른 부수익을 챙긴 마당에 이 문제를 다시 제기하는 것은 모양새가 이상할 뿐만 아니라 특히 집행부가 바꿨다 하더라도 전임 집행부가 「승인」한 가격인상 문제를 다시 쟁점화하겠다는 것은 협회의 권위를 손상케 하는 일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진 회장이 단지 표를 끌어모으기 위해 「비현실적인 가격환원 문제」를 이슈화하지 않았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진 회장이 과연 약속대로 한달내 종전 수준으로의 가격환원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진 회장 본인 스스로 『가격문제는 시장경쟁원리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해 왔을 뿐 아니라 전집행부를 비난할 정도의 선명성을 갖추고 있는 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상당수 관계자들은 『제작사들과 가장 대화가 통한다는 진 회장이 제작사들을 향해 화살을 당길 수 있겠느냐』며 극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진 회장의 비디오가격의 종전가 환원 문제제기는 상당히 다목적용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예컨대 비디오대여점들의 최대 관심사인 비디오가격 문제를 이슈화해 협회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 이를 통해 허약한 협회내 기반을 다시 한번 다져보겠다는 계산일 수 있다는 것이다. 먼저 협회의 기반을 다져놓고 제작사와 협상에 나서며 이 과정에서 빅딜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진 회장의 프레임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를 종합해 보면 진 회장의 한달내 종전 가격환원 약속은 현실적으로 구두탄에 끝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줄기찬 협상력을 지닌 진 회장이 순순히 물러나지는 않을 것은 분명해 보여 프로테이프 제작사들은 당분간 해묵은 가격인상 문제로 또다시 몸살을 앓을 것으로 전망된다.
<모인기자 inm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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