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시장 "대만산 주의보"

　대만산 모니터의 국내시장 잠식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에이서·뷰소닉·로열·삼포·CTX 등 대만 주요 모니터 제조업체들은 최근 국내 PC시장 회복 기미와 PC 게임방 특수에 힘입어 국내모니터 시장 규모가 점차 확대됨에 따라 국내에 설립한 현지 지사나 국내 총판업체를 통해 신제품을 대대적으로 출시하고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모니터 수입업체도 가세해 대만산 제품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어 앞으로 대만산 모니터 국내유입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만산 모니터는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브랜드 이미지가 높은데다 국내에 주로 공급되는 17인치와 19인치 등 대형제품이 국산보다 20% 가량 저렴하기 때문에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 모니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LG전자의 국산 제품과 이들 대만산 제품의 주도권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국내 모니터시장 판도에도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이서(대표 예덕주)는 최근 PC게임방 특수에 힘입어 19인치를 중심으로 국내 모니터 시장 기반이 크게 확대됨에 따라 올해부터 국내 모니터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로 하고 이달 초 저가형 19인치 모니터(모델명 에이서뷰 99c)의 국내 시판을 시작한 데 이어 상반기에 17인치 제품(에이서뷰 79g)을 추가로 도입, 출시하기로 했다.

　한국에이서가 이번에 출시한 「에이서뷰 99c」는 수평 주파수와 수직 주파수가 각각 30∼95㎑와 50∼160㎑로 고해상이며 앤티글래어 코팅처리를 해 빛 반사를 최소화하고 눈의 피로를 줄여 보안경 없이도 장시간 사용할 수 있다. 또 이 제품은 가시화면(대각선 길이 45.7㎝)이 20인치 모니터와 같은 수준이면서도 가격은 국산 제품보다 5만∼7만원 가량 저렴한 80만원(부가세포함)으로 책정돼 공급되고 있다.

　대만모니터 전문업체인 뷰소닉은 최근 선주컴퓨터(대표 신문옥)와 국내 총판계약을 체결하고 19인치 모니터(모델명 뷰소닉G790)를 출시하는 등 국내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뷰소닉이 선주컴퓨터를 통해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뷰소닉G790」은 19인치 마쓰시타 섀도마스크 CRT를 채택했으며 수평 주파수와 수직 주파수가 각각 30∼95㎑와 50∼1백80㎐고 최대 1600×1280 해상도에서 76㎐ 리플레시율을 구현해 고화질 설정시에도 화면 떨림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뷰소닉의 국내 총판업체인 선주컴퓨터는 이 제품 가격을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국산제품에 비해 5만∼8만원, 외산 고가제품에 비해 10만원 가량 싸게 책정, 조립상가와 PC게임방 사업자를 대상으로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선주컴퓨터는 이어 올 상반기에 2∼3종의 모델을 추가로 도입, 취급제품을 다양화하기로 했다.

　대만 로열사도 최근 국내 유통업체인 마이트콤사를 통해 19인치 모니터의 국내시판에 나섰으며 CTX·삼포 등 주요 대만 모니터 제조업체들도 올 상반기에 국내시장에 제품을 출시한다는 방침 아래 최근 국내 유통업체와 제품 공급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국내 수입업체들은 최근 국내 모니터시장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위주에서 점차 탈피해 일반 유통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고 시장수요가 저가중심으로 재편됨에 따라 대만산 제품 수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모니터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90년대 중반 국내시장에 대량 유입됐던 대만산 모니터가 IMF 한파 이후 국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다소 낮아진 틈을 이용해 다시 대거 유입되고 있다』며 『최근 국내 모니터 수요가 저가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에 저가 위주의 대만산 모니터 시장점유율이 현재 3% 수준에서 올 하반기에 10%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지적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