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이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지난 90년대 중반까지 국내 저장장치 시장의 정상을 달리던 한국IBM은 이전의 명성을 되찾아 선두자리를 재탈환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IMF한파로 여타 사업이 부진하지만 저장장치 분야만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매출확대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들어 금융기관과 통신서비스 업체를 중심으로 데이터웨어하우스(DW), 전사적자원관리(ERP), 데이터마이닝시스템 구축이 활기를 띠면서 저장장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점도 한국IBM의 이같은 의욕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현재 국내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은 한국EMC가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IBM·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LG히다찌·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한국컴팩컴퓨터 등 주요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이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한국IBM은 우선적으로 저장장치 사업부의 개편작업에 손을 댔다. 한국IBM은 기존 제품기획 중심에서 시장중심으로 조직을 바꿔 대리점 영업을 본격화하면서 저장장치 사업에 무게를 실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코오롱정보통신과 동부정보통신 등 기존 저장장치 대리점 외에 IBM 저장장치를 취급하지 않는 업체들을 적극 끌어들이는 등 본격적인 채널영업에 돌입, 매출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한국IBM은 「광채널 레이드(RAID) 스토리지 서버」 「광채널 스토리지 허브」 「스톨워치」 등 「SAN(Storage Area Network)」 저장장치 통합솔루션을 새롭게 선보이면서 저장장치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IBM의 이같은 전략이 실효를 거두면서 저장장치 공급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통신에 DW용 마케팅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해 13테라바이트(TB) 용량의 유닉스서버용 저장장치인 「SSA 7133」에 이어 올 1월에는 교보생명에 「3494」 테이프 라이브러리 등을 공급했다.
또한 최근 SK텔레콤과 하나은행에 대형서버시스템용 저장장치인 「라막 버추얼 어레이(RVA)」 등을 비롯해 이달 들어 노동부에 유닉스서버용 저장장치 「VSS」를 공급하는 등 저장장치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IBM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국내 유닉스와 대형 서버용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에서 35%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해 선두권 진입이 무난할 것』이라며 『특히 SAN솔루션을 기반으로 금융권과 통신업체 등을 집중 공략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공공기관 등 다양한 분야의 고객들이 컴퓨터 2000년 문제(Y2K) 해결을 위한 디스크 증설작업에 적극 나서면서 저장장치 수요가 크게 일고 있어 이 부문에 대한 공급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한국IBM은 저장장치 사업 활성화를 위해 광고와 각종 고객행사 등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소프트웨어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한 솔루션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경쟁업체들과의 차별화 전략을 적극 꾀해나가기로 했다.
컴퓨터업계 전문가들은 『올들어 한국IBM이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저장장치 사업을 집중 강화, 육성하고 있어 중대형시스템 시장을 주도해온 명성을 대용량 저장장치에서도 재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영민기자 ym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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