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석 한국정보공학 사장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아시아·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사업확장을 서두르는 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 네트워크(MSN) 등의 분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미국 법무부와 19개 주의 반독점법 위반 소송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분야별 전문화를 꾀하는 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 즉 MS가 글로벌화와 전문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세계적 소프트웨어업체의 움직임 속에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최근 분석한 「국내 공공 및 민간 분야 정보화 수요전망」을 보면 국내 시스템통합(SI)시장이 경쟁력 제고를 추진하는 기업 및 정부기관의 노력에 힘입어 2003년까지 연평균 34%의 높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전자신문」을 비롯한 국내 정보통신 관련 매체들의 분석에 의하면 그동안 높은 부채비율과 매출 위주의 사업정책 등으로 경영실적 악화를 보이던 국내 SI산업이 공공 및 민간 분야의 정보화 수요에 힘입어 향후 5년간 30% 이상의 고성장을 이룰 것이며 해외 업체들의 국내시장 진입도 크게 늘어나 2000년까지 국내 업체 인수·합병(M&A)을 포함한 외국인 투자가 매년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화한 기술력과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대형 외국 기업들의 국내 진출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국내 SI업계의 상황은 기술력의 뒷받침 없이 여러 회사의 솔루션을 짜맞추어 단순 공급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관련 법·제도의 효과적인 구비와 더불어 해외 업체들의 본격적인 내수시장 진출에 대비한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 짜맞추기식 유통 수준에서 벗어나 자체 솔루션 개발기술에 바탕을 둔 통합적 시스템 구성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분사와 특화전략, 신규사업 참여 등을 통한 다각적 수익강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삼성SDS의 SI컨설팅사업 강화나 포스데이타의 철강 및 제조 부문에 역점을 둔 사업집중화·기술고도화·인력전문화 전략 등은 사업분야와 구조에서 특화전략을 추진하는 예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특화전략과 더불어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점차 글로벌화해 가는 사회에서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살아남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기술수준과 경쟁력을 해외시장에서 검증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경쟁력 있는 기업은 지식교환이 잘 되는 기업이다. 한 나라의 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 산업내에서 지식이 원활하게 유통돼야 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세계시장」이 열린 지금 한 기업, 한 지역, 한 국가의 지식만으로는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며 세계시장 속에서 더불어 행동하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정보지식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초일류 다국적 기업들은 한결같이 전세계 주요 시장에 지식거점을 두고 효과적이고 유연한 대응을 하고 있다. 이것이 국내 기업이 해외 진출을 해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함에 따라 순수 SI사업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므로 인터넷·인트라넷·전자상거래·ERP 등 신규사업으로의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
21세기 「e비즈니스」를 위한 전사적 노력 역시 절실히 요구된다. 이미 미국·일본의 금융기관과 정보통신업체가 통일된 전자결제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합의하였으며 미국의 마스터카드와 비자카드, 일본 후지은행 등 금융기관은 IBM·히타치제작소 등 정보통신업체와 공동으로 전자결제 방식의 표준화를 추진키로 하였다. 또 이 전자결제시스템에는 50여개의 세계 주요 은행이 참여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전자결제시스템의 세계표준화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가 더욱 빠르게 보급되고 더불어 인터넷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5년 후면 개인용 컴퓨터나 TV 등의 인터넷 접속도구의 수도 현재보다 6배 정도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잠재적 인터넷시장을 노리는 넷스케이프·마이크로소프트·야후 등 세계적 인터넷 기업들은 해외시장에서 이미 사활을 건 전면전을 시작하였고 한글 서비스를 통한 국내 포털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른 국내 포털 서비스 업체들의 힘겨운 대응 역시 예상된다.
한번 사용자는 영원한 사용자가 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호환적 산업환경의 특징과 더불어 자본과 기술력·인지도는 소프트웨어산업 분야에서 최대 경쟁력이다. 또한 소프트웨어산업은 단순 제조기술산업이 아닌 첨단 문화산업이다. 문화란 한번 틀을 갖추면 생활로 굳어져 되돌리기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법은 국내 사용자들의 기호와 문화에 맞는 솔루션 개발능력과 기술력을 갖추는 것이며 이를 위해 다각적 사업 전문화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9월 뉴욕 주식시장에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총액이 세계 최고기업으로 군림하던 거대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을 제치고 사상 처음 1위로 뛰어올랐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이는 세계 산업구조 자체가 소프트웨어산업 중심으로 재편성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미래의 산업사회는 지식과 문화에 바탕을 둔 정보사회가 될 것이다. 따라서 SI업체들은 독창적 문화와 기술에 바탕을 둔 솔루션 개발능력을 갖추고 사업 다각화와 전문화를 이루어야 한다. 이것이 미래 산업사회를 대비하여 국가 산업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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