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게임업계도 게임방 특수로 인해 재미를 짭짤하게 본 곳 중의 하나다.
지난해 국내 PC게임시장은 IMF여파로 수요가 크게 줄어들기 시작해 상반기에는 최고 30% 이상 감소하는 최악의 시황을 연출했다. 그러나 3·4분기들어 PC게임시장은 다소나마 매기를 회복했으며 특히 대작들의 판매가 크게 늘어 극심한 판매양극화를 보였다. 이러한 판매 회복세와 양극화에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은 바로 「게임방 특수」였다.
게임방에 가보면 예상외로 게임이 다양하지 않다. PC게임만 살펴보면 통상 10∼15가지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외산 게임만을 위한 「특수」라고 단정해도 좋을 만큼 국산 PC게임은 상대적으로 외면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오후 2시경 서울 영등포구 대방동의 한 게임방. 20여대의 PC가 설치돼 있는 이 게임방에는 비교적 이른 시간인지 10여명의 이용자가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이들이 즐기고 있는 게임의 70∼80%는 미국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사가 개발한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로, 짝을 지어 멀티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작년 5월에 국내에 출시된 스타크래프트는 현재까지 모두 22만여개가 판매된 것으로 파악되는데 게임방에서만 13만개 이상 소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작년말 출시된 이 게임의 확장팩 「브루드워」도 현재까지 10만카피 이상이 판매됐는데 역시 게임방에 60% 이상 판매됐다고 국내 공급원인 한빛소프트는 밝히고 있다. 두 가지 게임 모두 한국공연예술진흥협의회 심의에서 「연소자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게임방 덕택에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이처럼 시들 줄을 모르는 이유는 게임 자체의 완성도가 뛰어난데다 인터넷을 통해 「배틀넷(www.battle.net)」이란 멀티플레이어 지원 서비스를 무료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게임방 이용자는 『고성능PC와 고속 전용선이 갖춰진 게임방에서 「스타크래프트」를 친구들과 함께 즐기니 훨씬 재미있다』고 말한다.
「스타크래프트」에 이어 게임방에서 인기가 높은 게임 역시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마이크로소프트), 「피파축구」(EA), 「커맨드&컨커-레드얼럿」(웨스트우드), 「레인보 식스」(레드스톰) 등 유명한 외산게임이다. 이들 게임도 완성도가 뛰어나고 인터넷이나 구내통신망(LAN) 등을 활용한 멀티플레이어 지원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국산게임은 「임진록」 「삼국지천명」 「템페스트」 「퇴마전설」 등이 비치돼 있으나 외산게임에 비해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는 게 게임방 관리자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게임방에 공급된 PC게임은 금액으로 국내 게임시장의 25%에 해당하는 70억∼8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타크래프트」의 저작권사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나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의 저작권사인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당초의 입장과는 달리 게임방에서의 대여행위를 묵인하면서 사실상 게임방을 중요한 수요처로 인정하고 있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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